부정 감정 처리
"친구가 하는 충고에 기분이 나빠지는 제가 정상일까요?"
여러 해 친하게 지내오는 친구들이 있다.
한 친구가 유독 툴툴거린다.
맞는 소리를 하는 것 같은데도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 정상일까 고민된다.
(9월 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자신이 느리고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전에 얘기했잖아. 그런데 네가 안 들은 거지."
이렇게 질책하는 친구의 말에 기분이 나쁘지만 반박하지 못한다.
그의 말이 맞기 때문이다.
"너 대학은 정했어? 학과는? 나는 다른 애들은 괜찮은데 너는 너무 걱정돼"
그 친구가 사연자한테 하는 말이다.
부모님도 이렇게까지는 걱정하지 않는단다.
이런 친구의 말에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 정상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연자는 상담을 받고 있고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어쩌면 상담을 받을 때 주인공으로서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자신감이 바닥이기 때문이다.
어떤 내담자들은 상담자의 눈치를 본다.
상담에서 풀어야 할 과제에 집중하기보다 상담자의 눈치를 살핀다.
상대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배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눈치 보는 태도를 가장 우선으로 다루어야 한다.
친구한테 질책을 받는데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 이상할까.
속상한 기분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 기분이 이렇다'하고 알려주어야 상대도 자신을 가다듬을 기회를 얻는다.
혼자 고민할 일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부정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저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피하거나 방치하곤 한다.
무작정 시간이 지나 잊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자신감을 잃은 사람들은 부정 감정에 치여 큰 충격을 받기도 한다.
이 사연자가 그럴 위험성이 있다.
기분이 나빠질 때 어쩔 줄 몰라 삼키다 보면 그것도 습관이 된다.
더 심해지면 그야말로 멘털붕괴가 온다.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대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시비를 가리라는 말이 아니다.
일어나는 마음을 실황 중계하듯 그대로 상대한테 알리라는 뜻이다.
그래야 파국으로 치닫는 재앙을 막을 수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때리면 맞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불편함을 알려야 고칠 기회도 생긴다.
서로를 위해 진솔한 소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