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자세
"마냥 친절하고 상냥한 엄마한테 짜증을 냅니다."
60대 중반의 엄마한테 상처를 주는 것 같아 고민하는 사연이다.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과 달리 자꾸 짜증을 낸다.
자신이 나쁜 사람인 것 같다.
(9월 1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엄마는 말을 시작하면 횡설수설이다.
이 얘기했다가 저 얘기했다가 종잡을 수가 없다.
조금 듣다 보면 답답하고 짜증이 난다.
도무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듣기 어렵다.
60대 중반인 엄마한테 짜증을 내서 상처를 주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마음으로는 잘해드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엄마의 얘기를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듣기가 어렵다.
방법을 찾고 싶다.
왜 가까운 사람과 더 자주 다투게 될까.
편하기 때문이다.
남한테는 예의를 갖추느라 긴장한다.
그런데 가까운 사이에선 무장이 해제된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허물없이 가까운 것도 마찬가지다.
너무 허물없이 대하다 보면 자칫 선을 넘을 수 있다.
주의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게 무례를 범하기 쉽다.
사연자는 엄마가 편하다.
상냥하고 친절한 엄마라서 마주할 때 전혀 긴장감이 없다.
그런데 엄마가 하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답답한 마음에 짜증을 내고 나서 후회가 된다.
전혀 그럴 마음이 없는데 짜증을 내게 되면 마음이 묵직하니 개운치 않다.
그런데 막상 같은 일이 또 벌어지면 습관처럼 되풀이된다.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바꿀 수 없다.
어쩌면 단단히 결심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상대가 말을 할 때 그냥 듣기만 하는 것이 좋지는 않다.
'적극적 경청'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담아 듣는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질문을 해서라도 이해하려 한다.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반응이 없는 상대한테 말하는 것은 달갑지 않다.
그래서 말을 하다가 초점을 놓치게 된다.
횡설수설하다 보면 상대도 건성으로 듣게 되고 마음은 더 급해지기 마련이다.
결국 듣는 둥 마는 둥 아무런 소득 없이 대화가 진행되고 만다.
듣는 사람의 태도가 말하는 사람한테 영향을 줄 수 있다.
귀담아듣는 태도를 가질 때 말하는 사람도 신이 난다.
대화는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당연히 마음을 담아야 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
편하다고 함부로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편한 상대한테 친절하게 대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인격은 긴장이 풀렸을 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