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 않은 제가 이상한 걸까요

생각하기 나름

by 방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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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할머니의 아들이 돌아가셨다는데 슬프지 않은 제가 이상한 걸까요?"

한 중학생의 의문이다.

돌아가신 분을 전혀 알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 반응에 의문이 들어 사연을 올렸다.

(9월 2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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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는 얼마 전에 할머니가 새 할머니인 줄 알았다.

사연자가 태어나기 전에 할아버지가 재혼을 하신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 웬일인지 할머니를 대하는 마음이 서먹해졌다.

할머니한테는 아들도 있다고 들었다.


할머니의 아들이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할머니는 기절도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사연자는 전혀 슬프지도 않고 눈물도 나지 않았다.

자신의 반응이 이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의 죽음이니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할머니가 그렇게 슬퍼하시는데 아무렇지도 않아도 되는지 의문스럽다.

자신이 너무 냉정한 게 아닌가 혼란스럽다.

자신의 감정 반응이 정상인지 궁금하다.


'모르는 게 약'이란 말이 있다.

모르고 지나갔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일을 공연히 알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다.

뜻밖에도 우리네 일상에 이런 경우가 많다.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만한 일이 무엇일까.


어떤 사실은 불편한 마음을 일으킨다.

나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있는 그대로 다 알면 어떨까.

음식이 조리되는 전 과정을 다 눈으로 본다면 어떨까.

작은 세균들이 다 보인다면 어떨까.


몰라도 되는 것까지 굳이 알려고 하다 보면 마음이 시끄러워진다.

사연자가 알게 된 사실로 해서 불편함이 생긴 부분이 있다.

친할머니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할머니한테 거리감이 생겼다.

생각하기 나름인데.


피가 섞이지 않으면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을까.

혈연으로 맺어지면 그 자체로 친밀한 것일까.

그렇지 않은 사례를 너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마음먹기 나름이다.


혈육이라 잘해주었다고 하면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남인데 잘해주었다면 고마운 일 아닐까.

피가 섞인 혈육인지 그냥 남인지가 정말 중요할까.

이 또한 생각하기 나름이다.


자신의 감정 반응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정상여부를 가리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다.

일단 일어나는 감정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그 감정을 일으키는 생각들을 정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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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는 정답이 없다.

감정에 깔려 있는 생각은 가다듬을 수 있다.

모순에 빠지지 않게끔 주의하면 될 일이다.

시비에 휘말리면 모순에 빠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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