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
"일본의 수출규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왜구 소설'이라 했습니다."
한 서점의 풍자다.
아예 코너 이름을 바꾼 것이다.
그런데 반응이 이상하다.
(11월 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대전의 한 작은 서점에서 일어난 일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반응이었다.
'일본 소설' 코너를 '왜구 소설'이라 한 것이다.
한 누리꾼이 사진을 올리며 화제가 되었다.
아직도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서점 측은 정상화되면 원위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본 소설은 잘 팔리는 편이다.
매출이 출어들 위험이 크다.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항의 표시로 보인다.
그런데 반응들이 수상하다.
격려는 없고 대부분 비난이나 걱정을 한단다.
불매 운동도 하는데 말이다.
"장사가 된다고 혐한 코너를 만드는 일본과 뭐가 다르냐"라는 비판이 있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그럴듯한 말이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물타기가 아닐까.
두 형상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혐한 코너를 만들어 장사를 하는 것은 사욕을 채우기 위해서다.
이 서점의 항의는 오히려 손해를 감수하는 일이다.
이 둘을 어떻게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는가.
엉뚱한 물타기에 너무나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 싶어 씁쓸하다.
부당한 조치에 부당하다 표현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다.
물론 알맞은 선이 있을 것이다.
비슷한 강도로 대응하면 싸잡아 욕을 먹을 위험도 있다.
의도가 어떻든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도 시빗거리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왜구 소설이라 명명하고 간단한 설명을 달았으면 어땠을까.
비난받을 소지가 훨씬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풍자란 간결할 때 멋지지 않은가.
그만큼 오해의 소지도 커지지만.

간결한 표현과 정확한 해석.
제대로 소통하는데 꼭 필요하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킬 때 달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손가락보다 달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