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찍기
"제가 우울증인 것 같은데 병원에 가서 약 먹으면 도움이 되나요?"
29세 여성의 질문이다.
자신만 모르는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든다.
우울증으로 약을 먹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11월 2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자신을 29세 백수 여자라 소개했다.
특별한 결함이나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무난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 들어 살이 찌고 자꾸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인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지만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살을 빼면 애인이 생길 것이라 기대하지만 다른 의심이 생긴다.
뚱뚱한 사람도 애인이 있는 것을 보면 자신에게 다른 결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이성적으로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 줄 알면서도 자기 비난을 한다.
병원에 가서 우울증 약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된다.
사연자는 사리분별을 할 줄 안다.
논리에 맞게 생각할 줄도 안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생각이 끊기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일어나고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보면 우울증인 것만 같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약을 먹으면 괜찮아지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 사연을 올렸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
아마도 서로 다른 의견들이 나올 것이다.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으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래 봤자 소용이 없더라는 경험담이 올라올 수도 있다.
더 혼란스러워지지 않을까.
사연자의 경우에는 인지치료가 알맞아 보인다.
인지치료는 비합리적인 생각을 교정하는 방법이다.
마음을 괴롭게 만드는 그릇된 생각들을 바로 잡아서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들을 멈추고 다스리려면 인지치료가 제격이다.
의심이 일어나고 한 가지 생각에 꽂혀버리면 단정을 할 위험이 있다.
'나는 우울증에 걸렸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묶이고 만다.
낙인을 찍어버리는 현상이다.
마음에 낙인이 찍히면 그 낙인에 따라서 행동한다.
생각을 거듭하면 그 생각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게 된다.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면 생기를 잃고 무거워진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생각을 바로잡지 않고 약을 쓴다고 해결될 수는 없다.

함부로 속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울증이라 믿는 순간 자유를 잃는다.
약으로 해결할 수 없다.
깨어나는 것이 바른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