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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28. 2018

알아차림의 위력

셀프 스캔

마음을 알 때와 모를 때는 무엇이 달라질까?

모르면 끌려다니고 알면 끌고 다닌다.

알아차리는 순간 자유를 얻는다.

모르고 빠지면 얽매인다.

알아차림이 행복과 불행을 가르는 분기점이다.



평소에 자신을 살피는가?

눈, 귀, 코, 혀, 피부는 외부 자극과 만나는 감각기관이다.

이들의 대상이 되는 빛, 소리, 냄새, 맛, 촉감은 우리의 몸 밖에 있다.

몸 밖에 있는 자극이 몸에 있는 감각기관과 만나면서 경험이 시작된다.

그런데 감각기관이 외부 대상을 향하다 보니 우리의 의식은 자꾸 밖으로 향하곤 한다.

그래서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내면에서 경험되는 것이 외부 자극과 연관되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경험이 내부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의 원인을 밖에서 찾는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실제로 내면의 경험과 외부 자극을 연관시켜서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수많은 왜곡과 모순이 생긴다.

내면 경험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눈을 감고 더듬으며 짐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림자를 보고 그 실체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그림자만 가지고는 정확한 실체를 알기보다는 그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자신의 내면을 직접 살피지 않고서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생각이나 감정을 잘 살펴보지 않고 외부 대상에 연연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방황하게 된다.

이럴 때 마음이 어떤가 하는 질문을 받으면 곤란해진다.

질문을 받고 나서야 살피기 시작하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대답을 해 보자.

대답을 하려고 마음을 살펴보면 보통 여러 가지의 마음이 발견된다.

수많은 생각이 일어나고 같은 대상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많은 느낌들이 공존한다.

여러 색깔의 물감을 섞어놓으면 탁한 회색을 띠게 된다.

마음도 여러 가지의 감정이 뒤섞여 있으면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고 막막하거나 흐릿해서 덤덤하게 묵직하게 느껴진다.


내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덤덤한 느낌으로 있으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된다.

계속 관심을 갖지 않고 그냥 이 상태를 방치해두면 스트레스는 점점 커지고 원인 모를 답답함이 속에 차면서 무거워진다.

더 견디기 힘들 만큼 그 무게가 더해지면 그때서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뭔가를 하는데 보통은 효과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한다.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수다를 떨거나 화풀이를 하거나 하는 식으로 대응해보았자 임시방편일 뿐 효과를 보지 못한다.


마음속을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어떤 감정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면 사태가 악화되게 그냥 놓아두지 않을 수 있다.

모순되는 생각이나 원치 않는 감정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을 가다듬거나 감정을 다스리는 시도를 하게 된다.

알아차리면 사로잡히지 않는다.


개구리를 잡아서 뜨거운 물에 넣으면 개구리는 바로 물 밖으로 도망쳐서 목숨을 구한다.

그러나 미지근한 물에 넣어두고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 개구리는 도망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죽어간다.

아주 민감하게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있으면 마음의 변화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알아차리면 바로 대응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가 쌓여서 괴로워지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상담에서 상담자는 계속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을 알아차릴 수 있게끔 선도 질문을 한다.

내담자는 상담자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살피게 되고 속마음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차린다.

이런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내담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마치 상담자의 질문을 받는 것처럼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된다.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가지고 살피게 되면서 상담 효과가 상담을 마친 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호흡을 고르게 하면서 자신을 살핀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도 민감하게 알아차린다.

모순된 생각은 바로 합리적인 생각으로 바꾼다.

불편한 감정을 심호흡과 함께 적절한 조치를 해서 해결한다.

스트레스가 생겨서 더 커지는 것을 예방한다.

비로소 마음은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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