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처
"어릴 때부터 엄마의 폭력에 시달렸는데 20세가 넘어서도 언어폭력은 계속됩니다."
한 20대 남성의 사연이다.
성인이 된 지금도 엄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사연자는 엄마가 정당했던 것인지 묻고 있다.
(2월 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랑의 매'가 있을까.
'사랑하기에 미워한다'는 말이 사실일까.
온갖 핑계와 변명이 있다.
실제로는 다 착각일 뿐이다.
사연자는 어릴 때부터 엄마한테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당했다.
어른이 되어서 물어보니 아빠가 소홀해서 그랬노라고 한다.
늘 미안한 마음은 갖고 있다고도 했다.
사연자는 엄마의 말이 모순된다고 느낀다.
지극히 당연한 권유를 드려도 화를 내며 간섭 말라하신다.
당신의 친구들한테 아들을 못된 자식으로 만든다.
뒷담화를 가장한 앞담화로 비꼬고 조롱한다.
엄마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사연자는 자신이 학대를 당했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분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지금에 와서 사과를 하지도 않는다.
엄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연자의 엄마는 미성숙한 사람이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처리할 줄 모른다.
자기감정에 치우쳐 자식이 받는 아픔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다.
아들에게 가진 미안한 마음도 어쩌면 자기 위안일지 모른다.
'엄마가 나를 학대했다'는 생각은 끔찍하다.
'엄마가 나한테 화풀이를 했다.'는 생각은 조금 덜 끔찍하다.
'엄마도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만큼 미숙했다.'는 생각은 끔찍하지 않다.
어떤 생각이 사실을 더 잘 설명하는 생각일까.
내 잣대로 상대를 판단하고 평가하면 원망심을 갖기 쉽다.
상대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보려 하면 다른 면이 보인다.
상대의 행동과 나의 반응을 함께 보면 이해의 길이 열린다.
'나도 한 때 그와 같았다.'고 이해하면 더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다.
아이한테 어른은 대단한 존재다.
어른의 미숙함은 아이한테 재앙이 된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마음의 상처를 살필 수 있다.
기왕 살피는 김에 공감해서 치유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