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거절
"방역 수칙을 무시하고 10명이 모인다고 하는 회사 사람들을 어쩌면 좋을까요?"
한 공기업 직원의 고민이다.
코로나 방역에 힘쓰는 요즘에 무슨 일인가 싶다.
사연자는 내부 고발자가 될 용기가 있을까.
(2월 2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는데 10명이 회식을 한단다.
술을 안 좋아하는 사연자는 상사들이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벌써 걱정된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연자는 상사들의 일방적 권위가 두렵다.
그들은 가족 걱정도 안 하는가 싶어 황당하기도 하다.
관료사회의 적폐일까.
정부 시책에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이래도 될까 싶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과연 그들의 평소 근무 자세는 괜찮을까.
민심을 반영하는 정부는 겉보기에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강수를 보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독재 시절에 비겁하게 숨죽이던 사람들이 시끄럽다.
공무원은 어떤 일을 하는가.
공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
공기업에 다니는 공무원이 제멋대로 규칙을 어긴다면?
그냥 못 본 채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사연자는 직장에서 약자다.
선배와 상사들한테 자기주장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더구나 그들의 독선과 일방성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내부 고발을 하면 어떻게 될지 눈에 보듯 선하다.
사연자한테 고발을 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 정도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연자 자신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내부 고발자가 되어 따돌림을 당하더라도 바로 잡으려 애쓸 것인가.
아니면 기다렸다가 힘을 갖게 되었을 때 바로 잡으려 할 것인가.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을 왜 하는지 돌아보라 권하고 싶다.
불의에 물들어가는 자신을 생각하면 비참하지 않은가.
무엇을 잡고 무엇을 놓을까.
안전하고 편한 길만 걸으려 할 것인가.
적어도 양심은 지켜야 할 것이다.
큰 변화도 시작될 때는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