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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r 08. 2021

청소 스트레스와 강박증

압박감

"청소를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것이 강박증일까요?"

아주 짤막한 고민 사연이다.

자세한 상담을 하기에 자료가 부족하다.

합리적 의심으로 짐작하며 다루어 본다.

(3월 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어린 동생들과 산다.

집으로 돌아와서 조금이라도 어질러져 있는 것을 보면 화가 난다.

함하게 화를 내고 나서 울며 청소를 한다.

청소를 하루에도 몇 번 시간도 가리지 않고 한다.


사연자는 자신이 강박증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박증은 스스로 통제가 되지 않는 증세다.

강박증이라 알게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증세에 이름을 붙인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변수가 줄어서 신경을 덜 쓸 수는 있다.

모르면 불안하기 때문에 알았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증세를 확정해버리면 부작용도 따른다.


강박증이라 이름을 붙이는 순간 오히려 개선의 여지가 줄어든다.

믿음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강박증이라 이름을 붙이고 믿어버리는 순간 그에 맞게 행동하게 된다.

그만큼 증세에 무게가 실린다.


사연자는 자신의 감정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왜 그렇게 화가 나고 지나칠 정도로 청소에 집착하는 행동을 하는지 모른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다.

이름을 붙이고 낙인을 찍는 것은 해롭다.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살면서 감당하기 힘든 부담감에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다.

평소 압박감에 시달리다 보니 아주 예민해질 수 있다.

그래서 어질러진 상태를 여유롭게 바라볼 수 없다.

화를 내고 울며 청소하는 것은 압박감에서 벗어나려는 비생산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연자가 압박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다.

호흡을 관찰하고 숨을 고르게 하는 연습만으로도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하다.

자신이 내는 마음이니 제대로 알기만 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잘못 알면 엉뚱하게도 더 괴로워지는 쪽으로 대응할 위험이 크다.



이해되지 않으면 이해하려 애써야 마땅하다.

스스로 자신이 이해되지 않을 때 멈추고 바라보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어설프게 속단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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