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붙이기
"성욕이 너무 강해 심리적으로 불안합니다."
20대 청년의 고민이다.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닌가 의심되기도 한다.
그릇된 이름 붙이기로 절망에 빠질 위험이 있다.
(3월 1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자신의 성욕이 지나치게 강하다고 생각한다.
많을 때는 하루에 4번 자위를 하기도 한단다.
제대 후에 취업을 준비하느라 스트레스가 많다.
여자 친구가 생기지 않아 남자와 관계를 했다.
한 번 관계를 갖고 끝내버리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세 번째 관계를 가졌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정체성이 혼돈스럽다.
분류를 위해 이름을 붙인다.
이성애자, 동성애자, 그리고 양성애자.
외향적 성격, 내성적 성격...
이름을 붙이고 나면 이름이 구속력을 갖는다.
'자기 이행적 예언'이라는 현상이 있다.
자신이 믿고 생각한 대로 행동하는 경향을 말한다.
별 의미 없이 한 말조차 반복되면 힘을 얻는다.
이름 붙이기의 위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자신을 동성애자라 믿는 순간 정말 동성애자가 된다.
사실상 선택의 영역인데 필연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 사연자도 마찬가지다.
첫 시작은 성욕에 대한 자기 판단이었다.
'나는 성욕이 지나치게 강해서'라는 생각으로 출발한다.
취업준비를 하느라 받는 스트레스도 성욕과 결합된다.
모든 욕구를 다 성욕에서 기반하는 것으로 여긴다.
실제로 자신을 성찰하기보다 이름 붙이기에 지배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나치게 강한 성욕이 시작점이 아니다.
해소되지 않는 욕구불만이 원인이 되어 성욕이 지나치게 강해질 수도 있다.
'성욕 때문이다'라고 결정짓는 순간 진실은 묻히고 만다.
자신이 믿고 단정한 대로 행동하면서 점점 더 생각이 단단해진다.
동성애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이다.
그릇되게 이름을 붙이는 순간부터 지배당하게 된다.
마법의 주문에 걸린 것처럼 말이다.
일반 사람들은 사이비 심리학자다.
나름대로 이름을 붙이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
자신이 상식이라 믿는 대로 삶이 결정된다.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볼 줄 알아야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