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보장
"죽는 게 차라리 편하다고 응답했는데 문제가 될까 봐 걱정됩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고민이다.
심리검사로 불이익을 받을까 봐 불안하다.
괜한 걱정일 수도 있지만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3월 1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학교에서 인성검사를 했다.
솔직하게 응답했는데 부정적인 응답이 마음에 걸린다.
선도부를 하고 있는데 그만두게 될지도 몰라 불안하다.
예전 경험도 있어서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심리상담을 했었다.
상담 경험으로 심리상담사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속이야기를 남한테 하지 않고 지내왔다.
이번에 인성검사에 응답한 내용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 걱정이다.
사연자는 불신감이 가득하다.
비밀보장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상담사한테 했던 이야기를 부모님한테 들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의심으로 불안하다.
아무한테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비밀 보장에 되어야 마땅한 경우에는 안심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비밀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일단 신뢰가 깨어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사연자는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았다.
누구한테도 속을 비치지 않고 산다.
그러다가 심리검사에 솔직한 응답을 했다.
감추고 사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응답한 내용이 부정적이라 다른 걱정이 생겼다.
자신의 응답이 알려지고 그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은 괜한 걱정이기 쉽다.
심리상담 분야에서 비밀보장의 원칙은 가장 우선해서 지켜지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학생이 불신감에 시달리는 현상이 안타깝다.
사연자 혼자 이 불신감을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제대로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풍토가 아쉽다.
비밀보장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보호막이 필요하지 않은가.
신뢰는 개인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원칙이 지켜질 때 믿음도 자리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