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감
"이별통보를 받고 난 후 인생을 실패한 것 같은 절망감을 느낍니다."
한 남성의 짤막한 사연이다.
전후 사정이 사연에 드러나 있지 않다.
커다란 상실감을 느끼고 있음은 분명하다.
(3월 2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여자 친구한테 이별통보를 받고 2주 후에 답신을 보냈다.
심정을 담아 표현했는데 응답이 전혀 없다.
정리될 줄 알았던 마음이 오히려 더 심란해진다.
좋았던 추억이 자꾸 떠오른다.
다음에 요리해주겠다고 가져온 식재료를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차마 버릴 수가 없다.
나이도 있어서 평생 혼자일 것 같은 두려움도 있다.
외로움과 두려움에 절망감도 든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사연자 자신도 이렇게까지 충격이 클 줄 몰랐다.
자신의 마음을 너무 몰랐던 것 아닐까.
실연의 아픔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울 때 어디에 도움을 청할까.
심리상담이 가장 알맞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심리를 이해하게 되면 길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심리상담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은 만만치 않다.
병리적으로 접근하는 신경정신과가 전문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다 병리적으로 볼 수는 없다.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접근법이 유용하다.
사연자는 자신의 성향과 기질을 너무도 몰랐던 것 같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에 여자 친구가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일어나 보려는 마음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마음씀을 보면 답이 나온다.
사연자가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돌아볼 수 있으면 길이 보일 것이다.
앞으로 연애를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나 인생을 실패한 것 같은 절망감에서 수동성이 보인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에 갇혀버리면 답이 없다.
'스스로 변화해야 할 것이 없을까' 하고 돌아볼 줄 알아야겠다.
좌절했을 때가 오히려 기회다.
바꾸어야 할 것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를 느끼고 극복하려 할 때 에너지가 집중된다.
경험에서 배우고 고치려는 자세가 구명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