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한 살 어린 아는 남자 동생이 너무 슬프게 우는데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17세 청소년의 사연이다.
위로를 해주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디까지 마음을 써 줄 수 있을까.
(3월 2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9년 정도 알고 지낸 16세 동생이다.
14세에 부모님이 이혼했다.
2달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와 함께 산다.
유치원 다닐 때까지 돌봐주셨던 할머니다.
부모님 이혼하실 때도 할머니가 돌봐주셨다.
아버지 하고는 말도 섞지 않을 만큼 사이가 나쁘다.
사연자를 붙들고 너무 슬프게 운다.
마침 집에 아무도 없어서 데리고 왔다.
밥을 차려주고 민망할까 봐 쳐다보지 않았다.
자해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다른 쪽 손목까지 그은 것을 보았다.
반창고를 사러 나왔는데 어떻게 위로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사연자는 아는 동생의 아픔과 슬픔이 안타깝다.
위로를 해주고 싶으나 감당할 자신은 없다.
도움을 얻고자 사연을 올렸다.
선뜻 응답하기 어려운 사연이다.
정작 상담이 필요한 친구는 남자 동생이다.
함께 사는 아버지와 관계를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의지가 되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일이 큰 충격일 것이다.
강한 정신력이 있어도 충격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지금 사연자가 남자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들어주는 것이 최선일 듯 싶다.
상담을 받을 수 있게끔 안내해주면 더 좋을 것이다.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일반인이 감당하기엔 무리로 보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돕거나 위로하려 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 상담하려는 경우가 가끔 있다.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문제를 가진 자신이 마음을 내야 한다.
주위에서는 상담의 장으로 안내하는 정도가 최선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감당하지 못하는 감정에 휩싸인 사람은 더욱 그렇다.
도움을 줄 때도 한계를 명심해야 한다.
무리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