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중심성
"그냥 이혼하기를 바라는데 안 해준다니 소송을 해야 할까요?"
세 아이를 둔 25년 차 주부의 고민이다.
남편은 소송을 해도 자신이 이길 거라며 해보라고 한다.
부부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3월 2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막내 아이를 낳을 무렵 남편이 사업을 시작했다.
사연자는 2시간 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사업을 도왔다.
3D업종이라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했다.
말도 없이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대신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았다.
2016년에 남편이 암 진단을 받았다.
사정이 안 좋아 일을 계속하며 투병을 했다.
작년에 다시 재발을 했는데 전이가 많이 되어 있었다.
빚이 4억이 넘고 치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다.
남편이 사연자 모르게 집을 저당 잡히고 대출을 했다.
이혼을 하자고 했더니 안 해준다고 한다.
아직 미성년자인 막내 앞에서 칼을 들고 죽이겠다고도 했다.
자기가 암에 걸렸기 때문에 소송을 해도 자기가 이긴다고 거짓말을 한다.
사연자는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이혼하기만을 원할 뿐이다.
딸은 데리고 나가 살 작정이다.
협의 이혼이 안 되니 소송을 할까 하는데 정말로 자신이 불리한 지 알고 싶다.
씁쓸한 사연이다.
아마도 사연자는 평등하지 못한 관계를 참으며 살아온 듯하다.
참고 살다가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이혼할 결심을 한 것 같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보면 부부가 다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서로 상대를 원망하며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가 야속할 것이다.
나름대로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살았는데 이혼하자는 말에 화가 났을 것이다.
암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는 판에 이혼 요구가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
분노에 휩싸여 눈에 보이는 게 없을 것이다.
25년을 함께 살아왔는데 갈라설 마음을 먹은 사람의 속사정도 있을 것이다.
사연에서는 그럴만한 이야기가 나와있지 않다.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거나 큰 잘못을 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사업에 실패해서 빚을 지고 암에 걸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일 뿐이다.
어려움은 피해야 할까.
함께 어려움에 맞설 생각은 할 수 없을까.
결국 감정의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감정은 주관적이다.
나뿐이면 나쁜 사람이 된다.
조화를 이루면 좋은 사람이 된다.
자기 중심성은 갈등을 부른다.
자기만 생각하면 결국 자기부터 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