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과보호하는 부모님한테서 자유롭고 싶어요."
중2 여학생의 하소연이다.
아끼는 마음이 과하면 구속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든 과하면 좋지 않다.
(3월 2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부모님의 지나친 보호가 갑갑하다.
고등학생이 된 언니가 있는데 언니도 마찬가지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늘 보고해야 한다.
학원 선생님한테 도착 확인 전화를 늘 하신다.
깜박 잊고 문자를 안 하면 전화가 7통이나 와 있다.
친구네 집에서 자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놀러 가는 것도 집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여야 한다.
사연자 때문에 친구들도 새로운 곳에 못 간다며 불만이다.
라면 끓이는 것도 중학생이 되어서야 처음 해 보았다.
아직도 뜨거운 물 때문에 컵라면은 못 하게 하신다.
어울리는 친구들한테도 미안하다.
사연자도 이제는 조금은 자유롭게 살고 싶다.
그렇다고 사고를 치거나 걱정을 끼쳐드리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똑똑하고 야무지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성적관리도 잘하고 있다.
과보호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자 사연을 올렸다.
사연을 보면 부모님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부모님은 다른 생각이실 것이다.
세상이 위험하니 소중한 자식을 보호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지나치면 의도와 다른 부작용을 부른다.
발달심리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자녀의 성장을 과소평가한다고 한다.
자녀의 성장 상태를 실제보다 1년 정도 어리게 판단한단다.
그런데 사연자의 부모는 아예 어린아이로 머물게 하려는 것 같다.
한마디로 병적이다.
병적으로 과보호를 받으면 성장이 왜곡되기 쉽다.
다행히도 사연자는 충분히 건강하다.
스스로 과보호를 느끼고 자율성을 향한 의지를 내기 시작했다.
갈등이 생기더라도 이 의지를 잘 살리는 방향이 좋다.
부모 입장이라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걱정으로 소중한 자식을 구속하지 않게끔 주의해야 하겠다.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오류는 고치면 된다.
아이는 아이로만 살지 않는다.
어른도 처음부터 어른은 아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냥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