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1년 전에 친구한테 한 거짓말이 마음에 남아요."
시험에 합격한 사실을 비밀로 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사연이다.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하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런 고민의 밑바닥에 숨은 완벽주의가 엿보인다.
(3월 2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친구가 시험 준비를 같이 하자고 했다.
사연자는 이미 합격해서 자격증을 딴 시험이다.
몇 년 후에 다시 또 시험을 보아야 하는 시험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감추고 싶었다.
그래서 나중에 보겠다고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거짓말을 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숨기려 했던 마음이 화가 난다.
거짓말을 했음을 고백해야 할까.
아마도 친구는 화를 낼 것이다.
어쩌면 절교를 선언할지도 모른다.
예상되는 고백에 따르는 위험성이다.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말하면 속이 시원해질 것이다.
그런 일로 절교를 당한다면 그런 속 좁은 친구는 정리되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이처럼 그냥 숨길 수도 고백할 수도 있다.
어느 한쪽이 정답은 아니다.
그런데 사연자가 고민하는 방식을 보면 완벽주의가 엿보인다.
그냥 "그 시험 이미 봤어."라고 밝히는 것을 왜 망설였는가.
몇 년 후에 다시 또 봐야 하는 시험이라고 했다.
어쩌면 조그마한 실수도 하면 완 된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잘난 척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는 사고방식이 보인다.
지금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할까 망설이는데서도 이런 성향이 드러난다.
작은 실수도 없어야 한다는 완벽주의는 얼마나 큰 실수인가!
고민의 대부분은 안 해도 된다.
해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정답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문제다.
사물의 양면을 다 보는 지혜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