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증
"남자 친구가 잘해주는데도 왜 이렇게 불안할까요?"
한 여고생의 고민이다.
자신의 증상이 범불안장애인 것 같다며 병원을 가야 할까 생각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 당황스럽다.
(3월 2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남자 친구와 사귄 지 156일 되었다.
152일째 헤어졌다가 154일째 다시 사귀기로 했다.
문제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사연자는 자신의 불안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남자 친구가 답장이 조금만 늦어도 견딜 수 없었다.
학업에도 지장이 있을 정도여서 그만두자고 했다가 다시 만났다.
하지만 남자 친구가 이전보다 시큰둥한 것 같아 헤어지자 했다.
그런데 남자 친구가 헤어지니까 괴롭다고 해서 다시 사귀기로 한 것이다.
사연자도 남자 친구를 좋아하기에 다시 사귀려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한창 불안했을 때보다 남자 친구가 훨씬 잘해주는데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
찾아보니 범불안장애 같은 것에 걸린 것 같다.
병원에 가보아야 하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사연자의 상태는 보이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
어쩌면 의심증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려운 증세다.
의심을 끊어내는 일은 만만치 않다.
상담에서는 '관념 봉쇄'라는 처방이 있기는 하다.
의심이나 쓸데없는 생각이 마구 일어나 괴로울 때 쓰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상담자가 소리를 지르거나 큰 소리를 내서 강제로 생각을 멈추게 한다.
그러고 나서 내담자가 스스로 생각을 멈추는 방법을 익힌다.
이런 방법은 증상을 다스리는 대증요법이다.
증상이 나타나게 하는 뿌리를 뽑지는 못 한다.
자신의 속마음을 이해해야 근본적인 치유가 가능하다.
이 사연자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은 이유다.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 일어날 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마음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면 미처 모르고 있는 속마음이 올라오는 것이다.
이럴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뜻밖에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도움을 받으려는 용기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제대로 알려는 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피하지 않고 직면하면 오히려 선물이 될 수도 있다.
성장은 보통 고통과 함께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