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독심과 삼학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으면 괴롭다.
바른생활을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지혜로우면 즐겁다.
독도 있고 약도 있다.
마음을 잘못 쓰면 독이 되고 잘 쓰면 약이 된다.
마음으로 독을 만들까 약을 만들까.
좋아서 당기는 마음이 있다.
탐내는 마음, 곧 탐심(貪心)이라 한다.
가지면 좋아하고 못 가지면 괴롭다.
탐내는 마음을 갖고 있으나 아직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는 갈망이 일어난다.
목이 마른데 물을 마시지 못하는 괴로움처럼 탐심을 만족하지 못할 때 마음은 불탄다.
싫어서 밀치는 마음이 있다.
성내는 마음, 곧 진심(嗔心)이라 한다.
맘대로 되면 괜찮지만 되지 않으면 괴롭다.
성내는 마음이 속에 있으면 속병이 들고 겉으로 나오면 공든 탑도 무너진다.
맘대로 되지 않아서 견디지 못할 때에도 마음은 열불이 난다.
몰라서 깜깜한 마음이 있다.
어리석은 마음, 곧 치심(痴心)이라 한다.
무엇이 이로운지 해로운지 가늠을 못한다.
탐심과 진심을 오가면서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
마음이 어리석으면 괴로움을 해결하지 못한다.
이 세 가지를 삼독심(三毒心)이라 한다.
독은 몸에 해로운 성분이다.
독심이란 즐거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만들어내는 성분이다.
독심이 많을수록 괴로울 수밖에 없다.
독이 있으면 독을 치료하는 약도 있지 않을까?
세 가지 약이 있다.
해야 할 행동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안 한다.
흥분해서 들뜨거나 낙심해서 가라앉지 않고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한다.
있는 그대로 보고 바른 판단을 한다.
이 세 가지를 세 가지 배워야 할 것, 곧 삼학(三學)이라고 한다.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가르는 기준을 계(戒)라고 한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하는 행동기준 다섯 가지가 오계이다.
산 목숨을 죽이지 않고 생명을 존중하는 것.
도둑질을 하지 않고 정당하게 노력하는 것.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남을 괴롭히지 않는 것.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하고 친절하게 말하는 것.
중독되지 않고 맑은 제정신으로 깨어있을 것.
계를 실천하면 욕심에 사로잡히지 않고 일상이 안정되고 편안해진다.
계행(戒行)은 탐심을 치료하는 약이라고 하겠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어있는 것을 정(定)이라 한다.
숨을 고르게 하면서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면 흔들림을 멈출 수 있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려는 모든 노력을 정학(定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정학은 진심을 치료하는 약이라고 하겠다.
어두운 곳에 불을 밝히듯 환하게 바로 보는 것을 지혜(智慧)라고 한다.
괴로움을 괴로움인 줄 알고 즐거움을 즐거움인 줄 바로 안다.
괴로움을 일으키는 것을 하지 않으려 하고 즐거움을 일으키는 것을 하려고 한다.
지혜는 치심을 치료하는 약이라고 하겠다.
삼학은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
계행이 밑받침되어야 삶이 안정되고 바른 길을 찾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계행으로 확보한 여유를 가지고 정학과 혜학에 힘쓴다.
말고 고요한 물에 사물이 비치듯 안정된 마음이어야 바른 판단이 가능하다.
정서가 안정되어야 인지가 제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탐진치 삼독을 계정혜 삼학으로 치유한다.
삼독과 삼학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삼독도 삼학도 다 마음에서 일어난다.
마음에 독에 물드는지 지켜보는 것을 '깨어 있기'라고 한다.
깨어 있어야 마음을 독이 아닌 약으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