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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10. 2021

할머니가돌아가실까 봐무서워요

위로와 철들기

"엄마처럼 돌봐주시는 할머니한테 자꾸 성질을 부려요."

16세 중3 여학생의 고민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실까 봐 무서운데 오히려 짜증을 내게 된다.

이제는 고치고 싶다.

(4월 1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엄마는 5살 때 돌아가셨다.

아빠는 일을 하느라 가끔 집에 들어오신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할머니가 엄마 역할을 하고 계시다.


사연자는 자신이 나쁜 길로 빠졌다고 한다.

할머니한테 짜증을 부리고 신경질을 낸다.

그런데 할머니가 심하게 아프거나 돌아가시게 될까 봐 걱정이 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고마운데 왜 그러는지 자신도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나쁜 행동을 안 하고 효도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사연을 올렸다.

철이 들려는 것이다.

마음과 다르게 하는 언행을 고치고 싶다.

그런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우거나 익히지 않고 실천하기는 어렵다.

사연자한테 익숙한 방식은 무엇인가.

떼쓰고 짜증내고 소리 지르는 행동은 익숙하다.

고마움을 표현하고 효도하는 행위는 낯설다.


사연자는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상담을 한다면 위로와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울분이나 좌절감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철이 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사연자는 지금 철이 들려는 시점에 와 있다.

만약 자신의 철없는 행동을 비난하고 다그치면 죄책감이 생길 수도 있다.

죄책감이 생기면 철이 드는 대신 마음이 양극화될 것이다.

환경을 탓하는 마음과 죄책감이 공존하면서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다.


마음 깊이 있는 원망이나 미움을 이해한다.

위로하고 다독거리며 스스로 감싸준다.

자신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앞으로 살아갈 삶의 청사진을 그린다.

희망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효도를 하게 된다.



위로를 받을 때 매듭이 풀린다.

스스로 위로할 줄 알 때 자애심이 커진다.

훈계나 조언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격려와 공감이 희망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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