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감시자
완벽주의로 고생하는 사람이 무지 많다.
완벽주의는 나름 매력이 있기 때문에 잘 벗어나지 못한다.
수십 년의 상담경험과 마음공부 체험을 바탕으로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완벽주의는 완벽한 함정일 뿐이다."
조금의 결함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 완벽주의이다.
완벽주의가 심해서 병이 되면 강박증이라고 한다.
마음이 완벽주의에 빠지면 강박관념이라 하고, 몸이 빠지면 강박행동이 된다.
병이 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 어쩌지 못하는 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원치 않는 생각이나 행동을 되풀이해서 계속하게 되는 것은 병이란 말이다.
결벽증도 강박증 가운데 하나이다.
마음속에 무언가 강력한 힘이 있어서 그를 꽁꽁 묶고 있는 모양새이다.
내면에 항상 지켜보는 감시자가 있다면 마음이 편안할 수 있을까.
완벽주의는 무엇을 하더라도 조금의 결함도 없이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태도를 말한다.
완벽하게 해내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은 물론 상황이나 조건도 다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좀처럼 시도할 수 없다.
그래서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은 늘 복잡하다.
백점 만점에 백점을 받아야 하는 것이 완벽주의이다.
백점을 받으면 만족할까?
놀랍게도 만족하지 못한다.
'문제 몇 개는 헷갈렸어. 운이 좋아서 틀리지 않았을 뿐이니 완벽한 백점이라 할 수 없지.'
'이번 시험은 너무 쉬웠어. 이런 시험에서 다 맞았다고 방심하면 완 되지.'
'만점을 맞았다고 교만해지면 안 되는데 나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지?'
이런 식으로 감시하는 생각을 끝없이 이어간다.
결국 완벽주의는 완벽하게 불행해지는 비결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양면이 있어서 어떤 것도 완전하게 결함이 없을 수는 없다.
완벽주의 때문에 늘 결함을 찾는다.
결함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기에 완벽주의는 결함을 찾는 일을 늘 성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불만족이 따르게 되고 불행할 수밖에 없다.
왜 완벽주의를 갖게 될까?
그냥 믿었기 때문이지 그럴만한 이유는 없다.
'완벽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파고 들어가 보면 이유가 없다는 말뜻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관념상으로는 완벽주의가 완벽한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완벽주의를 버릴 수 있을까?
완벽주의를 완벽하게 이해하면 된다.
한계를 한계로 인정하면 된다.
실수를 실수하고 인정하면 된다.
자신의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완벽한 모습을 그리지 않으면 된다.
설사 그리더라도 현실에 깨어 있으면 된다.
주관과 객관을 구분할 줄 알면 완벽주의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양면을 함께 바라보는 연습이 아주 도움이 많이 된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므로 장점이나 단점 가운데 하나만 보지 않고 둘 다 보는 것이다.
그런데 둘 다 보라고 해서 어떤 판단이나 선택도 하지 말고 두리뭉실하게 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둘 다 인정하는 양시론(兩是論), 둘 다 부정하는 양비론(兩非論)에 빠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태도를 갖는 것도 조심할 일이다.
숨을 고르게 쉬면서 자신의 숨을 바라본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본다.
지금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가운데 힘이 들어가거나 못마땅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에 주목한다.
어떤 잣대로 보고 있는지 감시자를 오히려 관찰해 본다.
이것이 완벽주의라는 내면 감시자를 발견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