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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18. 2021

초딩때 잘못으로 죄책감이 듭니다

죄책감

"초등학교 때 잘못을 하고 피해자한테 사과하지 않아 후회가 됩니다."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싶지만 너무 늦었다고 한다.

당시에 부끄러워서 사과를 하지 못했다.

다시는 잘못을 하지 않으려 하지만 죄책감이 든다.

(4월 1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철없던 시절에 누군가를 괴롭혔다.

잘못을 지적받고 피해자한테 사과를 해야 했다.

그런데 사과하기 부끄러워 다시는 잘못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그쳤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마음에 걸린다.


사연자가 괴로운 이유가 무엇일까.

과거 잘못 때문에 괴로운 것이라면 이미 지난 일이라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마음에 부담을 안고 살 수밖에 없을까.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 이유는 없다.


과거 잘못으로 괴로운 것이 아니다.

지금 괴로운 것은 지금 내는 마음 때문이다.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기억과 죄책감 사이에 무엇인가 있다.

사실 죄책감은 책임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지면 된다.

잘못을 했는데 책임지기 두려울 때 죄책감이 들 수 있다.

피해 보상도 책임지는 한 가지 방법이다.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을 기꺼이 낼 때 죄책감은 사라진다.


죄책감은 내면의 갈등이다.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압박감과 책임지기 싫은 마음이 다투는 현상이다.

죄책감으로 빠지는 것은 책임지기 싫은 마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처벌함으로써 책임을 면하는 속임수다.


과거에 발목이 잡히면 곤란하다.

지난 잘못이나 실수를 곱씹는다고 좋을 것은 없다.

지금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더러워진 옷을 빨듯이 마음도 정화하면 된다.



실수나 잘못을 할 수는 있다.

실수나 잘못으로 괴로움에 빠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괴롭힌다고 무엇이 나아지는가.

괴로움에 빠지는 것으로 책임을 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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