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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08. 2021

친구 관계,인간관계고민

예기 불안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가 무리에서 떠날까 봐 불안해요."

중3 여학생의 고민이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걱정하면서 불안에 빠졌다.

잠으로 피하다 보니 점점 잠이 많아진다.

(5월 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친구들과 두루 친한다.

가까이 어울리는 무리가 있는데 사연자를 포함해서 6명이다.

그런데 가장 친한 친구가 무리에서 빠지려고 한다.

반도 갈리면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 친구한테만 유일하게 속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 친구가 떠나가면 속 이야기를 할 친구가 없어진다.

답이 보이지 않는 고민에 잠이 늘고 있다.

사연을 올리면서 중3에 맞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사연자는 심각하지는 않다고 했다.

하지만 고민 때문에 잠이 느는 것은 심상치 않다.

청소를 하지 않고 생활하면 어떻게 되는가.

마음도 청소하면서 살아야 한다.


지금 사연자가 하는 고민은 아직 생기지 않은 일로 시작되었다.

어울리는 무리에서 나가려 한다는 친구의 말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친구 관계와 인간관계에서 홀로 되는 상상이 되면서 마음이 무겁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잠으로 도망치고 있다.


고민이 생겼을 때 직면하지 못하고 도망치면 그 고민의 무게는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점점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그래서 잠으로 도망가는 습관은 치명적으로 해롭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심리 상담이다.


물론 책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에 꼭 맞는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만났다 하더라도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하기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맞춤형으로 해결하려면 심리 상담이 더 유용하다.


사연자가 빠진 고민은 현실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현실로 풀어낼 수 있는 분명한 답을 찾을 수도 없다.

다만 고민의 본질을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사연자의 성향을 보았을 때 그리 긴 상담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 사연자가 상담으로 고민을 해결하기는 별로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잠으로 도망가는 습성이 굳어지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약간의 도움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데 시기를 놓쳐서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 사연자도 더 고민이 깊어지기 전에 상담실을 찾았으면 좋겠다.



아직 닥치지 않은 일로 생기는 예기 불안은 실체가 없다.

실체가 없는 불안과 씨름해 보았자 힘만 빠진다.

자신이 빠진 고민을 한걸음 떨어져서 볼 줄 알아야 한다.

예기 불안은 신기루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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