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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09. 2021

레시피 그냥 주었습니다

토사구팽

"6개월 동안 열심히 일해주고 레시피까지 주고 나왔는데 푸대접이네요."

이용만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억울한 사연이다.

최선을 다해 도왔고 상대도 잘해주었는데 어느 날 태도가 바뀌었다.

배신감이 들어 베풀었던 선의마저 허망하다.

(5월 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지인이 개업한 술집에서 6개월을 일했다.

최저 시급에 가까운 돈을 자청해서 받았다.

인테리어도 참여하고 레시피도 직접 만들었다.

힘들어서 그만두는데 레시피를 요구했다.


같은 메뉴가 나가야 한다고 해서 그냥 레시피를 주었다.

근무할 때는 지인이 사연자의 수고로움도 알아주고 잘해주었다.

그런데 그만두고 나서 결혼식에 안 갔다는 구실로 외면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조심했고 10만 원 상당의 상품권도 보냈는데 말이다.


지금도 버젓이 사연자의 레시피로 장사를 하고 있다.

매장에는 사연자의 작품이 걸려 있다.

사연자는 배알이 꼴린다고 한다.

마음이 편치 않은데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토사구팽 당한 느낌일까.

쓸모가 다했다고 버려지는 느낌은 허무할 것이다.

더구나 진심을 다했는데 버려지면 배신감으로 화도 난다.

사연자의 심정이 그런 것 같다.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을까.

두 가지로 나누어 보아야 할 것 같다.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와 끊는 경우로 말이다.

두 가지 경우에 풀어야 할 과제가 달라진다.


만약 계속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 반드시 풀어야 한다.

억울하고 서운한 느낌을 상대에게 밝히고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오해한 것이 있으면 풀고 필요하면 사과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부담스럽더라도 직면할 용기를 내어야 한다.


관계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정리해버리는 것도 좋다.

베풀었던 것은 그냥 줘버리는 것이다.

무상으로 기부하면 뿌듯하고 당당하다.

지난 일을 붙잡고 속을 끓일 이유가 없다.



집착이 없으면 괴로움도 없다.

집착을 놓으면 있던 괴로움도 사라진다.

억울할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

배신감을 품고 있을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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