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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10. 2021

친구에게 잘해주면 기분이 이상해요

고정 역할

"친구들한테 잘해주면서 의무감으로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이상해요."

익숙한 행동에 회의가 들면서 생긴 고민이다.

정을 나누는데서 삶의 보람을 느끼던 사람이 지쳤다.

고정 역할이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권태감이다.

(5월 1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람은 밥만으로 살 수 없다."

밥은 몸을 살리는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몸을 살리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마음도 살려야 한다.


몸이 밥을 먹듯이 마음도 먹이가 필요하다.

마음의 양식이 되는 것을 스트로크(stroke)라고 한다.

스트로크는 짧은 순간 가해지는 강력한 힘을 뜻한다.

'인정 자극'이라고 번역된다.


제대로 먹지 못하면 영양 결핍에 걸리듯 스트로크가 부족하면 마음이 허해진다.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느끼는데 꼭 필요한 것이 스트로크다.

하지만 과식이 비만을 부르듯 과한 스트로크도 부작용이 있다.

이 사연자가 겪는 고충이 그러하다.


에너지를 얻는 중심 욕구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에 목숨을 건다.

관심과 정을 나눌 때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정에 죽고 정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정에 집착하는 내면에는 강력한 애정 욕구가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쏟는 애정에 응답이 없으면 분노하거나 좌절한다.

친구들한테 잘해주고 고맙다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 벅찬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반응이 없거나 시큰둥하면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사연자는 친구 사이에서 자신의 역할이 고정화된 낌새를 느낀 것 같다.

주는 역할로 고정화되면서 주고받는 의미와 가치가 퇴색된다.

잘해주면서도 공허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여기에 보상심리까지 더해지면 좌절을 넘어 분노까지 생긴다.


한편으로는 지나친 베풂에서 생기는 불균형을 감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역할이 고정화되면서 생기는 과한 부담감이다.

이 느낌은 오히려 치우친 균형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주는 것도 알맞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

행동이 고정화되면 감흥이 사라진다.

사랑과 관심도 지나치면 해롭다.

지나치면 절제해야 균형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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