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May 14. 2021

제가 정신분열인 것 같아요

낙인찍기

"군대 대신 대학에 왔는데 단체 생활 마치고 집에 가는 것만이 희망이네요."

스스로 사회 부적응자라고 호소하는 사연이다.

대인기피, 사회불안에다 성인 ADHD까지 갖고 있는 아웃사이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루하루를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5월 1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으로 봐서는 어떤 상황인지 분명하지 않다.

일주일 후에 집으로 가게 되는데 일주일을 견디기 어렵다는 말은 분명하다.

온통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했다.

나열한 증상들도 결국은 사람을 피한다는 내용일 뿐이다.


사연자는 자신을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자신이 무엇 때문에 괴로운지 알고 있을까.

아마도 나름 연구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연구를 해서 오히려 더욱 혼란에 빠져버린 것 같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고 한다.

어설프게 알 때 그야말로 '아는 것이 병'이 되고 만다.

사연자는 헛것에 정신이 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시무시한 병명을 자신에게 갖다 붙이며 겁먹은 모양새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볼지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과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정말로 의식하는 것일까.

만약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정말로 의식된다면 사실 확인을 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자기 생각 속에서 남들의 시선까지 상상하고 있을 뿐이다.


대인기피나 사회불안은 헛것에 사로잡혀 사실 확인을 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밝혀 가다 보면 불안하거나 두려워할 근거가 없다.

헛것에 사로잡혀 고생하는 셈이다.

헛것인 줄 알면 벗어날 수 있다.


인지 상담은 사고방식의 모순이나 오류를 바로잡는 방식의 상담이다.

정신분석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잠재의식을 파헤치는 방식이다.

이 사연자는 정신분석 계통의 정보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확인을 하는 데는 분석 상담보다 인지 상담이 더 알맞은 방식이다.



스스로 진단하는 것은 참 위험하다.

자칫 낙인을 찍어버릴 위험이 있다.

스스로 자기 생각에 갇혀버리는 셈이다.

사실에 직면하는 것이 해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이 너무 고통스러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