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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15. 2021

친구관계 이대로 두어도 될까요

친구 갈등

"친구한테 화를 냈는데 다시 화해를 청하기가 망설여집니다."

한 여대생의 고민이다.

같은 과 친구하고 과제를 하다가 갈등이 생겼다.

친구의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5월 1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과제를 함께 할 사람이 필요했다.

마침 남자 학우 한 명이 같이 하겠다고 했다.

과제의 이익이 사연자한테 돌아오는 것이라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다.

두 가지를 부탁했는데 제대로 하지 않았다.


사연자는 왜 같이 하겠냐고 했냐며 화를 냈다.

친구가 사과하기는 했지만 사연자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 후 친구가 사연자보다 더 화가 난 것 같아 보인다.

마주쳐도 모른 체하면서 그냥 지나간다.


다시 같이 해 보자고 화해를 청하는 것은 을이 되는 것 같아 내키지 않는다.

그냥 이대로 친구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사연자의 갈등에 사연자 자신의 문제가 있어 보인다.

'감정에 의한 추론'이라는 오류가 의심된다.


화를 낸 후 눈길을 피하는 상대를 보면서 '나보다 더 화가 났다.'는 추론을 했다.

이것이 감정에 의한 추론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화를 내서 미안한 마음을 직면하기 두려워 투사를 하는 셈이다.

아마도 상대방은 화를 내는 사연자를 마주하기 부담스러워 피했을 것이다.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껏 화를 내지 못한다.

화가 나더라도 투사를 해서 다른 사람들이 화가 났다고 믿곤 한다.

자기를 돕는 친구한테 화를 냈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면 자신이 잘못한 것이 된다.

그래서 상대가 옹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떠넘기며 자책을 면하려 한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어떻게든 감추려 드는 심리와 행동을 가리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내면을 더욱 불안하게 할 뿐이다.

두렵더라도 직면하고 사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투면 시끄러워진다.

내면 갈등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다툼이다.

진실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용기를 내면 시원하게 풀린다.

돌이킬 줄 알아야 사람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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