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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03. 2021

낙태하면 원래 이러나요

죄책감

"낙태하고 나서  아이 생각에 죄책감이 들어 괴로워요."

형편이 되지 않아 낙태를 하고 나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연이다.

죄책감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자신에게 아이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6월 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

잠깐이었지만 아이를 위해 조심하는 자신을 보았다.

더 정이 깊어지기 전에 지우기로 결심했다.

아이를 지웠으나 죄책감이 든다.


상대한테는 힘들까 봐 말도 못 하고 있다.

평생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야 할 것 같아 괴롭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죄책감에 빠지면 만회할 생각을 하기 힘들다.

죄책감에 빠져서 괴로워할 것인지 만회하는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책임지지 못할 일을 했을 때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면 된다.

실수를 거울삼아 앞으로 더 잘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자신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렇다면 이미 벌어진 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연자는 지워버린 아이한테 미안해서 죄책감을 갖고 있다.

잠깐이나마 이어졌던 인연을 그냥 잊어버리는 것이 좋을까.

기적을 지우는 데 성공하면 죄책감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삶의 소중한 한 부분이 통째로 없어져 버린다.


책임을 다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잘 살릴 수 있다.

눈을 떠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면 자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수를 만회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실수나 잘못을 성장의 계기로 삼는다면 죄책감이 간절한 사명감으로 바뀔 수 있다.


재앙이나 잘못을 전환의 계기로 삼아 남다르게 훌륭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미 일어난 일을 후회하며 죄책감에 빠져드는 것은 어리석은 불행의 길이다.

벌어진 일에서 교훈을 찾아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잡는 것이 현명한 행복의 길이다.

변명은 변명을 부를 뿐이다.



죄책감은 괴롭다.

자기를 처벌한다고 무엇이 나아질까.

죄책감 대신 잘못을 만회할 생각을 하는 것이 지혜롭다.

괴로움이라는 병에는 처벌이 아니라 지혜가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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