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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15. 2021

하루가 힘들었어요

복수심

"아빠한테 맞고 언니한테도 맞아서 힘든 하루였어요."

복수심이 올라와 어쩔 줄 모르는 사연이다.

자신이 힘이 약해 가족 누구도 이길 수 없단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

(6월 1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왜 맞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연에는 다만 맞고 난 다음에 드는 생각들만 표현되었다.

자신이 가족 중 가장 힘이 약해서 분을 삼킬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족들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다.


화가 나서 나가라고 하고 나가서 잘못되면 나중에 후회할 거라 생각한다.

집에서 나가 잘못되면 가족들이 후회할 테니 나가버릴까 싶다.

하지만 집을 나갈 용기가 없다.

죽을 용기도 물론 없다.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가족들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이렇게 속을 끓이는 상태가 계속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심성이 거칠어질 것이다.


생각을 일으키면 그 생각에 따른 기운이 같이 일어난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밝은 기운이 생긴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어두운 기운이 생긴다.

되풀이될수록 점점 기운은 강화되어 굳어진다.


복수심에 불타는 순간 실제로 몸에는 독소가 생긴다.

자신이나 타인을 망치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온몸에 비상이 걸린다.

몸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셈이다.

복수심의 파괴력은 무지막지하다.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는 갈등과 다툼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

약육강식의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어둡고 무거운 기운이 퍼진다.

화목한 가정에서는 긍정적인 기운이 넘친다.

서로 위하고 힘을 주기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의 심성이 거칠고 사나우면 가장 약한 구성원에게 피해가 집중된다.

잘난 사람들이 많은 집안에 눈에 띄게 못난 사람이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다른 구성원들은 그 못난 사람을 돌연변이로 여긴다.

그가 다른 구성원들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하느라 그리 된 줄 모른다.



함께 가는 것이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괴로움에는 괴로울만한 원인이 있다.

복수심은 특급 비상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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