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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14. 2021

대인공포증

고립감

"초등 3학년 왕따 사건 이후로 대인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30대 후반 여성의 도움 요청이다.

결혼한 지 5년 되었고 새로운 직장에서 대인공포증에 도전하고자 사연을 보냈다.

고립감에 갇혀 30년 가까이 살아온 사례다.

(6월 1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어렸을 때는 활달했다.

체육을 잘해서 전교생 앞에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초등 3학년 때 일진한테 밉보여 왕따를 당했다.

때마침 동생도 태어났다.


엄마는 아들을 낳으라는 할머니의 강요를 받고 있었다.

동생이 태어나고 가족을 의지할 수 없었다.

따돌림당하는 이야기를 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자기표현을 전혀 하지 못 하고 눈치만 보며 자꾸 위축되었다.


한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했다.

늘 인간관계가 어려워서 그만두었다.

다가오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을 열 수 없었다.

견디지 못해 그만둘 때 다른 사람들은 영문을 몰라 의아해했다.


새로 다니게 된 직장은 화합을 중시한다.

개인주의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다.

남편은 그냥 일만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대인공포증에 도전해보고 싶다.


사연자는 30년 가까이 고립되어 산 셈이다.

누구 하고도 속을 나누지 못했다.

왜 고립되었을까.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아직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을 소화하지 못했다.

자신을 두려움에 빠뜨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평가하면서 비난하고 있다.

지나친 저자세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완벽주의적인 평가기준 때문에 스스로 위축된다.

타인들의 시선이 두려워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냉혹한 평가일 뿐이다.

내면에 깊이 자리 잡은 감시의 눈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생각에 사로잡히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열등감에 사로잡히면 자신이 실제보다 작아 보인다.

우월감에 사로잡히면 자신이 실제보다 커 보인다.

잘못 보니까 잘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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