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Jun 16. 2021

넓은 공간에 작은 나 하나 억지로끼워 맞추는느낌

중2 현상

"공부도 친구관계도 제대로 되지 않아 눈물이 나네요."

중2 남학생의 한탄이다.

전형적인 중2 현상으로 보인다.

이산과 현실의 간격이 크다.

(6월 1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괴로움을 심리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만큼 괴롭다.

중학교 2학년은 이 차이가 극대화되는 시기다.

관념으로는 커졌으나 실제 현실은 관념에 미치지 못한다.


사연자는 공부나 친구관계를 멋지게 갖고 싶다.

그런데 공부를 싫어해서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친구관계에서도 뜻대로 되지 않고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센 척해보아도  눈물이 난다.


자아상은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있다.

하지만 마음은 아직 어린 상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모순이 결국 허세를 부리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결과는 공허감으로 남는다.


자신을 비현실적으로 부풀리는 허세를 직면하면 아프다.

아픔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숙이 이루어진다.

보통 중2병이라 말하지만 엄밀히 말해 병이 아니다.

그냥 중2 현상 정도로 이름 붙이는 것이 알맞을 것이다.


높아진 이상과 평범한 현실의 간격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완벽주의나 터무니없는 욕심의 거품을 빼는 것으로 이상을 조절한다.

한편으로 자신의 욕구를 성찰해서 실현 가능한 목표를 구체화하고 계획을 세운다.

먼 곳을 바라보되 발 밑을 살피며 나아간다.


너무 조급하게 현실에 맞추려 하는 것은 스스로 날개를 접는 셈이다.

반대로 현실과 무관하게 이상을 계속 품으면 몽상가가 되어버리고 만다.

사연자의 표현대로 넓은 공간에 자신의 자리를 잡아야 한다.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리를 찾으면 된다.



관념주의도 현실주의도 극단이다.

현실과 이상은 어우러져야 한다.

완벽주의나 패배주의 또한 조심할 일이다.

커다란 야망도 꼼꼼한 실천력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가 힘들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