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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남기고 미안함에 빠지다

밥_66회

by 광풍제월

밥을 남기고 미안함에 빠지다

2025.4.7. 월(D-268)

4시 23분 퇴근하면서 하늘을 보니 약간 흐리다. 태양은 사고조사위원회 건물 위에 떠 있다. 바람이 약간 불었다. 평소처럼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 급행을 타고 석촌역에서 환승하여 암사역사공원역에서 내렸다. 5시 54분 기술교육원에 도착하니 산수유 등 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잔치국수가 나왔는데 모르고 밥을 평소처럼 떠서 먹다가 조금 남겼다. 나는 평소 밥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우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음식을 남기고 나니 내가 죄지은 사람처럼 마음이 불편했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잔치국수가 자주 나오냐고 물으니 한 달에 한번 정도 나온다고 했다. 나는 잔치국수가 나오는 날은 밥 푸는 곳에 오늘 국은 잔치국수라고 정보를 주면 밥을 덜 푸게 된다고 했다. 아주머니께서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물론 식당메뉴를 게시판에 공개하지만 매일 메뉴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밥을 먹으려 온다.


아직도 나의 마음 한구석에는 가난하던 시절 음식을 남기면 죄받는다는 부모님의 교육효과가 남아있다. 이제는 건강을 위해 필요하면 음식을 버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20250407_180608.jpg 구내식당 잔치국수(20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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