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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제식훈련

제식훈련_2회

by 광풍제월

제식훈련

1987. 3. 17. 화

훈련소에 입소하고 처음으로 제식훈련 교육을 받았다.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한 번씩 스쳐가며 들은 내용이지만 이제는 정리하는 기분으로, 확인하는 기분으로 배웠다.


제식훈련은 군인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이다. 훈련생의 위치에 대하여 말씀하여 주셨다. 사회인과 군인의 차이점에 대하여도 말씀하여 주셨다.


군인의 특수한 사정, 조국, 국방의 의무 등에 관하여 한번쯤 깊이 생각하여 볼 문제들이다.

꽉 짜인 훈련시간에 의하여 시간이 진행되었지만 아직 사회에서의 행동들이 몸에 베여 있어서 잘 되지 않았다. 행동도 신속하지 못하였고 복창소리도 원기왕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무반 전우들의 얼굴들이 하나둘씩 눈에 익기 시작하였으며 ‘전우’에 관하여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자라난 환경, 이름, 나이, 얼굴 모든 것들이 상이 하지만 젊음이라는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함께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이데올로기의 힘이 아니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될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신념체계로서 지시와 통제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자신의 가치에 의해서 형성된다.


때문에 교육도 기본원리에 맞게 합리성을 찾아서 당위성 있게 진행되어야겠다.


화장실에서 병사는 ‘자신이 신뢰하지 않는 병사와는 위험을 함께하지 않는다’고 적힌 문구를 보았다.


가치관도 서로에게 일체감을 갖고 하나가 될 때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타는 목마름으로 하나가 되는 친구를 전우를 갈망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식훈련 사진.jpg 삽화에 대한 저작권은 후배 김*준 병장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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