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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덤으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벌초_170회

by 광풍제월

벌초, 덤으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관람

2025.10.1 수(D-91)


우리 집은 추석 전에 벌초를 하고 그 자리에서 음식을 놓고 차례까지 지낸다. 일 년 중 제일 중요한 집안행사이다. 4 형제 중 나는 3번째이다. 둘째 형님은 교통사고로 내가 대학교 때 돌아가셔서 조카가 참석하고 동생은 연락이 되지 않는지가 좀 되었다. 따라서 벌초는 형님, 조카, 나까지 3명이서 주로 한다. 장조카가 참석할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평일이라 참석이 어렵다고 했다.


화장실을 다녀와서 시계를 보니 3시 13분이다. 다시 잠자리에 들기에 애매한 시간이라 그냥 일어났다. 벌초할 때 입을 옷을 옷장에서 찾았다. 긴팔과 긴 바지를 찾으니 마땅한 것이 없어 바지는 체육복, 상의는 검은색 긴팔 아디다스 티를 준비했다. 갈 때 생수를 몇 병 챙겨갈 예정이다.


5시 48분에 집에서 나섰다. 6시 26분 청량리역 출발 기차를 타기 위해서다. 회기역에 도착하니 6시 9분 경의중앙선 전철이 있다. 청량리역에 도착해서 타는 곳을 확인하니 8번 플랫폼이다. 안동이 종착역이 아니고 부전이 종착역이다. 잠들면 안동을 통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시 22분 도착예정인데 8시 23분 형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안동역에 곧 도착한다고 했다. 형님께서 출입구에 기다라고 계신다고 했다. 형님께서는 70세가 지나니 사소하게 몸 여기저기서 신호가 온다고 했다. 운전도 밤에는 하지 않으신다고 했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놀아서 협응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9시 17분에 조카한테서 전화가 왔다. 찰앞시골 느티나무에 도착했는데 이전에 주차하던 곳에 주차를 하기 곤란하게 되어 있다며 주차 시 알아서 주차하여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아침에 안개가 심하게 끼였는데 서서히 안개가 사라졌다. 앞산 먼저 올라갔다. 증조모 산소가 아래에 있고 조모 산소가 위쪽에 위치하여 있다. 형님께서 증조모 산소를 모시는 경위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했다. 고향집 앞 위토를 사용하는 대가로 큰집에서 산소를 우리 집에 위탁해서 아직까지 차례를 지내고 있다고 했다.

위쪽 조모 산소는 남의 산이라 산소 부분만 매입해서 등기를 해 두었다고 했다. 두 산소 모두 풀이 자라지 않아 쉽게 벌초를 하였다. 올해는 제초기를 가져왔으나 이곳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증조모 산소 앞에 소나무 가지가 길게 나와 있어 내년 한식 무렵에 내가 쉬고 있으면 한번 내려와서 정리를 하겠다고 했다.


텃골 조부 산소가 제일 길이 험하고 풀도 많이 자랐다. 이곳은 형님이 제초기로 돌려서 쉽게 벌초를 하였다. 내년에는 갈퀴를 가져와서 참나무 잎을 제거해야겠다고 하셨다.


마지막은 동구밖 부모님 산소와 작은 형님 산소가 있는데 이곳은 형님께서 미리 벌초를 해서 차례만 지내면 된다. 오늘은 날씨가 이전만큼 덥지가 않아 다행이다. 나는 내가 죽으면 부모님 오른쪽에 묻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점심은 안동찜닭을 먹자고 하니 형님께서 다른 것을 먹자고 해서 지난번에 먹었던 용상동 짬뽕집을 가기로 했다. 형님께서 안동댐으로 가는 길로 잘못 들어서서 안동댐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으나 도로에 용상동 이정표가 있어 다시 그 짬뽕집으로 가기로 했다. 계산은 내가 했다. 조카 보고 현직에 있을 때 제2인생 준비를 하고 나와야 된다고 했다. 조카가 나주배와 도라지 즙 팩을 선물로 주었다.


형님께서 탈춤축제장까지 픽업하여 주었다. 축제장을 내려온 김에 보고 갈 예정이다. 먼저 엄지품바 공연을 하고 있어 잠시 둘려 보았다. 공연일정표 사진을 찍었다. 4시에 루마니아/필리핀/태국/이집트 공연이 있고 5시 30분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이 있다. 올라가는 시간표가 5시 56분이다. 차표 연장을 하니 출발 3시간 전까지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연장 없이 그대로 올라가기로 했다.


외국공연 4시 표를 예매했다. 8천 원인데 2천 원을 지역 상품권으로 나누어 주어서 지역상품권은 자원봉사자한테 나누어 주었다. 첫 번째 공연 루마니아 남성 춤은 유네스코 등재되어 있다고 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춤은 의사소통이 되었다.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며 신이 났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외국 유명춤을 언제 보겠냐며 집중해서 관람하였다. 손님은 별로 많이 않았지만 참석한 사람들은 집중해서 공연을 관람하였다.


안동역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8분 정도 여유가 있어 화장실을 들렸다가 타는 곳으로 갔다. 안동에서 시발하는 열차가 아니었다. 아침 일찍 나와서 몸이 피곤해서 의자에 앉아서 잠깐 졸았다. 하루 만에 제일 중요한 벌초를 끝내고 나니 마음의 짐이 가벼워졌다. 편안한 마음으로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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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부모님 산소 차례 (우) 루마니아 선수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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