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글쓰기의 7단계를 배우다

서평글쓰기_189회

by 광풍제월

서평 글쓰기의 7단계를 배우다

2025.11.18. 화(D-43)


서평 글쓰기 수업 3일 차가 열리는 오후,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지하 2층 대강당으로 내려갔다. 문을 열자 커피 향과 함께 작은 과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강의장의 이런 소소한 배려는 긴장을 풀고 자리에 앉게 하는 힘이 있다. 오늘은 가운데 줄 앞에서 세 번째 자리가 이미 차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 앞줄에 앉았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보였다.


수업은 서평의 정의를 다시 짚는 것으로 시작했다. 서평은 독후감과 비평 사이에 있다.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객관적 도서 정보, 그리고 읽은 사람이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하고 평가한 내용을 함께 담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서평 쓰기는 발췌에서 시작해 메모, 개요, 초고, 퇴고로 이어지는 ‘작업’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읽기와 쓰기의 거리를 잇는 다리 같은 작업이다.


서평의 최소 조건도 분명했다. 첫째, 어떤 책인지 소개할 것. 둘째, 어떻게 읽었는지 보여줄 것. 셋째, 왜 추천하거나 비추천하는지 이유를 밝힐 것. 이 세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서평이라 부르기 어렵다고 했다. 단순하지만, 듣고 보니 내가 그동안 ‘서평’이라 생각했던 글들은 절반쯤 감상문에 머물러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어 강사님이 정리한 서평의 7단계 구성 요소가 소개되었다.

① 서지정보

② 서평 제목과 서평자

③ 인트로(읽게 된 배경)

④ 책 정보(핵심 내용)

⑤ 발췌(인용)

⑥ 단상(평가)

⑦ 추천 또는 비추천 이유

직접 작성한 『트렌드 코리아 2017』 서평을 예시로 보여주시니, 구조가 잡힌 글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읽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좋은 서평을 쓰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조건—배경지식과 문장력—도 인상 깊었다. 배경지식은 결국 읽기의 폭과 깊이에서 나오고, 문장력은 꾸준히 쓰는 시간에서 나온다. 강사님은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백과사전 같은 총류, 지리부도, 그리고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사둔 참고서적 등을 활용한다고 했다. 책은 필요할 때 사는 것이 아니라 ‘보일 때’ 사두는 것이라는 조언이 묘하게 설득력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서평 과제가 주어졌다. 장르는 무관, 분량은 A4 1.5~2장, 그리고 오늘 배운 7단계 구조를 적용해 11월 23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과제를 받아 들고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결심했다. 이번에는 배운 대로, 구성에 맞춰 한 편의 서평을 온전히 써봐야겠다고. 글은 읽는 만큼 써야 늘고, 쓰는 만큼 내가 무엇을 읽고 싶은지도 더 잘 알게 될 테니까.


오늘 강의장을 나서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평은 책을 읽은 ‘누군가의 흔적’이다. 그리고 그 흔적을 남기는 일은, 생각보다 더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이제부터는 자전거 타는 이론은 던져두고 바로 자전거를 타야 해”라는 강사님의 소리가 마음속에서 들렸다.

20251118_142503.jpg 서평글쓰기 3주 차 교안(서평 7단계,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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