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_188회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우종영 지음, 흐름출판, 2025)
2025.11.17.월
나는 우종영 저자를 2023년 4월 23일, 숲해설 전문과정의 ‘숲해설기법’ 강사로 처음 만났다. 그날 ‘나무의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그의 명함에 적힌 단 한 줄 ― Forest Whisperer ― 이라는 글자가 강하게 각인되었다. “나무는 빛이 디자인하고 바람이 다듬는다”라는 말 역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11월 12일에는 한국숲해설가협회 심화특강에서 ‘산불 피해지를 다시 푸르게: 도토리를 심자’라는 강의를 들었다. 강의 마지막에 ‘싹을 틔우는 사람들’ 카페 가입과 주변 지인 열 명씩을 초대해 전 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자는 그의 제안에 호응하여 카페에 가입했다.
이 책은 ‘생태감수성’이라는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고문헌과 더 읽을거리까지 제공해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할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추천사에서 “과학·철학·문학을 아우르며 생태언어의 복권을 시도하는 책이며, 말의 힘이야말로 우리가 되찾아야 할 생태계임을 일깨워 준다”라고 평가한 문장이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다. 강한 울림으로 다가온 3가지 주제는 아래와 같다.
(생태감수성) 저자는 생태감수성을 “자연의 참모습과 마주할 수 있는 능력”이라 말한다.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지 않고,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임을 인정하며, 모든 생명체가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자각하고 있음을 이해하는 태도이다.
“생태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은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는 환경을 위해 행동한다”는 문장을 읽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저자가 말하는 방향과는 다른 쪽으로 살아온 삶의 궤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나무의 본성) 저자는 나무의 본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나무는 부드러움으로 땅을 덮어 세상을 푸르게 하고, 속을 비워 욕심을 품지 않으며, 밝음과 어둠을 동시에 받아들여 지상과 지하에 고르게 영향을 미친다. 리더가 없으므로 전쟁을 일삼지 않고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결국 나무는 “빛을 갈무리하여 볕을 선사하는 존재”이자, “오래 살아 그 존재만으로도 다른 생명들이 안심하고 번성하게 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동물보다 오래 살고, 먹이를 찾아 헤매지 않으며, 한자리에 직수굿이 살아가기에 그 자체만으로 생태계에 안정감을 준다. 저자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나무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방안의 코끼리) 저자는 ‘방 안의 코끼리’ 비유를 통해 환경과 기후 위기를 설명한다.
새끼 코끼리가 방 안에 들어와 나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먹이를 주지 말자는 의견도, 그냥 모른 척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당장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모두가 침묵하는 사이, 코끼리는 어느덧 커져 방을 무너뜨리고 만다. 환경 문제도 이와 같다. 누구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먼저 말하고 행동하려 하지 않는다. 그 사이 문제는 계속 자라난다.
나는 이 비유를 읽으며 ‘방 안의 코끼리’를 더 크게 만들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이 책을 가까이 손 닿는 곳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펼쳐보며 마음을 다잡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