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_14회
중대 축구 쟁탈전
1987. 3. 29. 일
오늘은 7시까지 잠을 자기 때문에 1시간 더 잠자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는 날이다.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기상하였다. 아침 점호를 끝내고 구보를 하였다. 참 기분좋게 시작하는 하루였다. 일요일이라 오전에는 대청소를 하였다. 종교행사를 나가고 나머지 전우들만이 청소를 하였는데 그래도 호흡이 잘 맞았다.
오후에는 중대 축구 쟁탈전이 있었다. 점심을 먹자마자 분위기는 운동의 열기로 술렁거리기 시작하였다. 우리 내무반에서도 19명의 전우들이 서로 선수로 뛰겠다고 지원하였다. 나는 육체가 왜소한 관계로 선수로 뛰는 것을 사양하였다.
우리반은 심지뽑기에서 우승하여 부전승으로 준결승까지 나아갔다. 서로 자기 내무반의 우승을 위하여 열심히 응원하고 뛰었다. 우리반은 준결승전에서 기관병들과 한판 결전을 벌였다. 전반전에서 처음 한점을 먼저 주었으나 곧 추격하여 3:3까지 가서 동점이 되었다. 그러나 아깝게도 후반전에서 한점을 빼앗겨 3:4로 한점 차이고 패했다.
열전이 벌어지니 우린 완전한 하나가 된 것 같았다. 서로 얼싸좋다고 어깨춤을 추며 목이 터져라 노래 불렸다.
전쟁에서 2등은 없다고했다. 우리도 패한 것을 아쉬워하며 다음에 이길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더 나은 발전을 기대하였다.
오늘은 참 즐거운 하루인 것 같다. 이렇게 휴식을 취함으로써 내일부터는 새로운 기분으로 군인의 자세를 확립하여 절도 있고 원기 왕성한 복창소리를 질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