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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단결회의 및 각오록 발표

각오록 발표_21회

by 광풍제월

단결회의 및 각오록 발표

1987. 4. 5. 일


날씨가 퍽 따뜻해졌다. 바람이 없으니 참 포근한 일요일의 하루이다. 오늘은 7시까지 잠을 잘 수 있어서 참 좋은 날이다. 몇 번씩 간밤에 잠을 깼다. 문 바로 앞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자주 깬다. 오늘은 약간 여유가 있다. 매트리스와 담요를 햇볕에 말리고 밀린 빨래를 하였다. 어제의 피로가 약간은 있는 것 같다. 바람이 없어서 참 따뜻한 날씨이다. 오전에는 시간이 참 빨리 갔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벌써 점심시간이고 오후가 된다. 저녁을 먹고 단결회의 및 각오록 발표가 있었다.


몇몇의 전우들이 각오록을 발표하였다. 참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박*복 전우의 변화 홀로서기는 사실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 사회인으로서 군인이 되기까지의 변화를 적었으며 이 과정에서 홀로 서야 하는 어려움을 적고 있다. 또 어떤 전우는 하나가 되자 그리고 잘난 멋에 살 수는 없다고 얘기하였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한 것 같아 참 친근감 있게 와닿는다.


단결회의에서는 신발의 흙을 잘 털자고 하였다. 왜냐하면 조금씩만 조심하면 청소당번이 쉬울 것을 약간의 부주의 때문에 청소당번이 고생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전우애를 발휘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감정이 날카로운 요즈음에 자신의 감정을 조금씩 줄여야만이 내무생활을 잘할 수 있다고 했으며 자기 것 이외의 물건에는 손대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들 중에는 자기 물품을 잃어버리는 전우가 가끔씩 있다. 자기 이외의 사람이 갖고 가기 때문이다. 자기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남의 것을 갖고 간다면 이것은 순환논리로서 계속 악순환될 것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내부반 안에서의 도난 사고는 없어야겠다. 전우들의 신경이 점점 날카로운 요즈음 빨리 평정을 되찾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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