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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훈련소 회식

회식_20회

by 광풍제월

훈련소 회식

1987. 4. 4.


3주 차가 끝나는 날이다. 아침 구보시 날씨가 참 청명하였다. 태양이 뚜렷하게 보였다. 또한 설악산의 설경도 눈에 산뜻하게 들어왔다.

대대체육대회가 있었다. 우리 중대는 거의가 결승에 올라갔다. 오전에는 배구 결승이 있었다. 16중대와의 결전이었는데 처음에는 우리가 뒤지는 것 같았으나 곧 따라잡았다. 사기가 참 중요한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가니까 공이 참 잘 들어갔다. 2세트까지 무난히 이겼다.


점심을 먹고는 줄넘기와 축구, 줄다리기, 계주 등이 있었는데 줄다리기는 아쉽게 놓쳤지만 줄넘기와 축구에서는 이겼다. 많은 종목을 응원을 하니 목이 쉬는 것 같았다. 응원을 하는 것도 참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응원을 하는 순간에는 모든 피로가 없어져 버리는 것 같다. 즉, 와아! 하는 함성에 우리의 쌓인 피로를 날려 보낸다고나 할까


저녁을 먹고는 회식이 있었다. 3주 차 끝나는 주에 처음으로 하는 회식이라서 진행이 약간 미흡했지만 음식이 있고 젊음이 있기에 곧 함성의 메아리를 만들 수 있었다.


이젠 내부반 전우들을 거의 알 것 같다. 수*가 참 열심히 노는 것 같다. 옆 전우들을 그래도 많이 생각하는 전우인 것 같다. 우린 함께 하나가 될 수 있었다. 하나의 목소리가 될 수 있음은 참 많은 고통들도 쉽게 잊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몇몇의 전우는 소극적으로 조용히 있는 것 같았다.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었던 순간들은 힘찬 노랫소리로 날려 보내면 좋을걸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열심히 놀았다. 처음에는 나이 들어서 좀 참을까 하다가 아니다 함께 젊어지자 그리고 잊자 하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놀았다. 타는 목마름을 조금은 적셔주는 것 같았다. 41명의 전우가 하나가 되었는데 선*가 발목이 아파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참 아쉬웠다.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참 좋았다. 부*이도 나중에는 나와서 춤을 추었다. 오늘의 일은 오늘로써 잊자 그리고 4주 차부터는 좀 더 패기 있게 생활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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