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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진달래꽃

진달래꽃_22회

by 광풍제월

진달래꽃

1987. 4. 6.


아침태양이 구름 위에서 강한 빛을 발사하는 것이 엇비슷하게 비쳤다. 참 좋은 풍경인 것 같다.

힘차게 4주 차로 들어갔다. 먼저 3km 구보를 하였다. 아침 구보로는 가장 많이 뛰었다. 하지만 단련된 육체라서 3킬로미터 정도는 거뜬히 뛸 수 있었다. 또한 군가를 부르기 때문에 피로를 덜 느끼는 것 같았다.


오전학과에는 기초정훈이 있었다. 한국 군인의 우수성에 관하여 얘기하였다. 그리고 군인과 나, 나와 조국 등에 관해서도 말씀하셨다. 한국 군인의 질적 우수성을 높이 평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20만의 병력이 1년에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데 20만의 병력은 거의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우수한 병력들이다. 이들이 각 병과에 배치되어 자기의 소질을 발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것이 개인에게 골고루 부여된다면 민주군대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군대의 이미지는 옛날과는 많이 바뀌고 있다. 요즈음은 교육의 도장이라는 생각이 짙게 느껴진다. 조국과 군의 관계는 밀접하다고 할 수 있겠다. 조국의 수호는 생존의 문제와도 밀접하게 관계한다. 조국의 방패가 되어서 국민의 재산과 생존을 보호해 줄 책무가 군인에게는 있는 것이다. 정훈시간은 생각하여 바른 판단이면 행동에 옮길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에 참 중요한 시간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강한 것이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다.


오후학과에는 전천후교장에서 경계교육을 받았다. 가는 도중 진달래꽃을 보았다. 진달래는 많은 생각을 일으키게 하였다. 조국 산천에 지천으로 피는 꽃이 진달래와 개나리가 아니던가 진달래는 봄의 향취를 돋우는 강한 꽃이다.


진달래의 색깔은 분홍색으로서 아련한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슬픈 사랑 한(恨) 같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진달래는 김소월의 시에서도 나타나듯이 임을 위한 희생을 나타내기도 한다. 임을 위한 희생은 살신성인까지 승화될 수 있다. 진달래꽃을 볼 수 있는 나는 어쩌면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는 진달래꽃에 귀촉도의 혼이 들어 있다고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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