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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지적인 즐거움

즐거움_32회

by 광풍제월


지적인 즐거움


1988. 7. 21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계속되는 장마지만 장마가 올 때마다 걱정이다.

많은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농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가꾸어 놓은 농작물을 순식간에 쓸어가 버리는가 하면 또한 집을 침수시키기도 하며 인명의 피해까지도 가져온다.


자연의 재해를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최대한 줄이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특히 무엇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사람의 목숨은 더 이상 희생 당하지 않아야겠다.


한번 생명을 부여받았으면 자신의 소명을 다해야 마땅한데 자신의 소명을 다하기도 전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움을 이제는 되풀이하지 않아야겠다.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일까? 왜 살아가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한 번쯤 자신의 현 단계를 점검하며 앞으로의 진로를 추측케 하여 준다.

인간의 삶이란 한편으로는 단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각자 맡은 바 직분을 수행하다가 나이가 들면 세상을 떠나듯이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뭔가가 있음을 안다. 이 겉으로 보이는 단순함 이상으로 분명 무엇이 있음을 안다. 우린 그 무엇을 위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삶의 즐거움이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적인 즐거움은 우리의 사고과정을 거친 2차적인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1차적인 즐거움도 현재의 삶에 재미를 주지만 가능한 한 2차적인 즐거움을 얻기 위해 힘써야겠다. 물론 2차적인 즐거움을 얻기까지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피곤한 몸을 이겨가며 지적인 즐거움을 창조해야 하며 현재의 역경을 먼 미래를 위해 참기도 하여야 한다.

하지만 좀 더 가치 있는 삶이란 고난과 역경을 잉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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