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_33회
일상의 염증
1988. 7. 23
요즈음 분위기가 약간 침울하다.
아마 매일 계속되는 생활에서 오는 권태와 피곤의 누적 때문이 아닐까?
전우들 간의 뜨거운 마음의 교류가 없는 것 같다. 처음부터 서로 간의 차이가 너무 큰 탓일까? 뚜렷한 것은 없지만 각자 많은 불만을 쌓아 가는 것 같다.
그 불만들을 풀어 버릴 통로가 적당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아마 휴가가 가장 적합한 통로이겠지만 휴가가 그렇게 자주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 개인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
나 자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흘려가는 시간들을 그대로 방치하며 무엇하나 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적자생존이 치열한 사회로 전역하면 그대로 맞서야 하는데......
밤에는 비몽사몽간에 보내고 아침에는 잠자고 점심 먹고 태권도, 총검술하고 작업 나가고 저녁 먹고 투입하고 정말 매일의 생활에 염증이 난다.
창조적인 삶은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투입하기 전에는 TV 보고 웃고 씁쓰레한 웃음을 짓고 너무 단순한 생활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의무적인 군복무지만 나의 생생한 삶의 일부분이 아닐까? 친구들은 점점 발전해 가는데 나 혼자 퇴보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