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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1988년이여 안녕

1988_39회

by 광풍제월

1988년이여 안녕

1988. 12. 31


송구영신, 1988

1988년의 시간이 서서히 종말을 고하려 하고 있다. 365명의 승객을 태운 열차가 간이역마다 한 명씩을 내리고 이제는 마지막 종착역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긴 여행이 끝나면 새로운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긴 여정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의 결산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인생이란 일종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새로운 경험의 장에서 경험의 세계를 넓히는 것이 곧 인생이니 말이다. 마지막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차 안에서 지난 일들을 생각해 보자


푸른 제목을 입은 지도 근 2년이 되어간다. 2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성격도 많이 거칠어졌고 머리도 많이 둔화된 느낌이다. 인생의 황금기를 군에서 보내는 시간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이다. 매일 되풀이되는 생활, 밤이면 해안 경계를 서고 낮이면 자고 오후에는 작업 나가고 이와 같은 생활이 근 2년이나 지속되었다. 푸른 제목이기에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출발하면 새로운 삶이 열린다. 이러한 시간도 5개월 조금 더하면 끝나고 생생한 사회의 현장으로 뛰어든다. 통과의례하고 생각하자


그동안의 경험이 사회생활에 도움을 줄 것이다. 어느 사회든 인지상정은 매 한 가지가 아닐까 이제 서서히 군생활을 차근차근 정리해 가며 기억할 것은 기억하고 잊을 것은 잊자. 그리고 의욕적이고 활기찬 생을 설계하자. 물고기가 물을 만나는 기분으로 힘껏 기개를 펴자. 뜨거운 가슴을 마음껏 열고 창공을 비상할 준비를 하자


새해엔 대학원 진학 시험이 있다. 아마 이것이 인생에서 승부수가 될 것이다. 갈림길에서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삶이 결정된다.

이것은 나의 가야할 길이기에 힘들어도 가야겠다.

1988년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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