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_17회
양귀비꽃, 겨울을 이긴 보상이다
2025. 1. 25. 토
9시 36분에 달리기를 했다. 맵마이런 앱을 확인하니 130일 전에 달리고 나서 처음이다. 경춘철교까지 다녀올 생각이다. 날씨가 좋아서 중랑천에 운동 나온 사람들이 많다.
중랑교 진입하자마자 가로수에 열매가 달린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 이 거리를 지나다녀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겨울숲바라보기 놀자반 수업을 듣고 나니 보이는 것 같다. 돌아올 때 무슨 나무인지 동정하여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뛰었다.
10시 11분 월릉교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파랗다. 버드나무 가지 위에 까치가 집을 짖어 놓았는데 생각보다 작은 가지에 집을 지었는데도 안정감이 있다. 잎이 떨어지고 나니 까치집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으니 멀리 도봉산이 선명하게 보여서 달리기에 힘이 덜 드는 것 같다. 10시 31분에 반환점인 경춘철교에 도착해서 도봉산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주변을 보니 중대백로가 물에서 거동도 없이 먹잇감을 사냥하고 있다.
돌아오면서 좌측 편에 보니 노원구에서 꽃밭을 정비하여 놓고 꽃양귀비 파종 지라고 안내하며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줄을 쳐 놓았다.
봄에 만나는 양귀비꽃의 아름다움은 겨울을 견뎌낸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하면서 이 겨울을 굳세게 견뎌내는 양귀비꽃의 씨앗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텅 빈 화단을 보면서 나의 인생도 이 화단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이 모여야 겉으로 그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성장을 위한 발판을 준비하여야겠다고 생각했다.
11시 24분 한천교를 지나서 중랑교에 가까이 오니 열매를 달고 있는 가로수가 많아서 네이버 렌즈로 검색하니 유사 이미지를 보여 주어서 좀 더 클로즈업해서 촬영하니 털개살구라고 알려줘서 명백한 오동정이라고 생각했다.
수피 모양과 전체 수형 사진, 겨울눈 사진을 찍어왔다. 나중에 집에 와서 도감을 가지고 교목 어긋나기에서 찾아보니 느릅나무와 참느릅나무 중에 하나로 보였다. 참느릅나무는 소지가 지그재그로 자라고 수피가 회갈색으로 두껍고 불규칙하게 갈라지고 조각이 벗겨진다.
이 나뭇가지를 보니 지그재그 모양이 아니고 수피가 어두운 회갈색으로 세로로 거칠게 갈라져 있다. 나는 느릅나무로 동정하였다. 앞으로 달리기 하면서 겨울눈, 꽃, 열매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동정이 맞는지를 확인하여야겠다. 달리기 하면서 벚나무, 매화나무, 이팝나무, 아카시나무 등 눈에 익은 나무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니 기분이 좋다. 오늘도 행복한 기분으로 10킬로미터를 1시간 53분 동안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