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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작가 Sep 19. 2019

‘최고의 나’, 되고 싶다면 무조건 적어라

"그렇다. 사람은 변한다. 누구나 변할 수 있다. 당신도 변할 수 있다. 이 책을 믿고 그대로 해보라."


지난 10년간 내 기억 속에 우리나라에서 수 십 만권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도 동시에 평가가 매우 좋은 자기 계발서는 2권이다. 2012년에 출간된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과 2018년에 출간된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이 2권을 모두 번역하신 분이 강주헌 선생님이다. 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프랑스 유학 후 언어학 강의도 하시는 강주헌 선생님은 내가 생각하는 사회과학 서적 넘버 1 번역가이다. 지금까지 100여 권이 넘는 책을 번역했고 2003년에는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받았다.


봄빛 기운이 완연한 어느 날, 나는 강주헌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오늘 소개할 마이크 베이어의 <베스트 셀프>의 번역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베스트 셀프>는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이자 동시에 아마존 베스트셀러이다. 치열한 북미 도서 시장에서 아마존 종합 6위(most sold)에 오른 것도 대단했지만 특히 지식인층의 선호가 더 두드러지는 뉴욕 타임즈와 대중성 그 자체를 드러내는 아마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점에서 <베스트 셀프>의 진정한 힘을 볼 수 있다. 


당연히 <베스트 셀프>의 판권을 획득하기란 무척이나 힘들었다. 책의 가치를 알아본 여러 출판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계발 빅 타이틀에 강주헌 선생님만큼 어울리는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며 흔쾌히 검토해 보겠다고 말씀하셔서 감사했지만 한 켠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없진 않았다. 왜냐하면 <베스트 셀프>는 선생님이 앞서 번역한 자기 계발 빅 타이틀인 <습관의 힘>이나 <12가지 인생의 법칙>과 책의 특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앞서 두 책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준 책이었다면 <베스트 셀프>는 독자로 하여금 실제로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들어있는 실용적인 워크북이다. 


검토를 마치신 선생님께서는 번역을 하겠다고 회신을 주셨고 놀랍게도 출판사가 요청하지도 않은 ‘역자 후기’를 써 주셨다. 그리고 책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해 주셨다.


“이 책은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많은 사례를 인용한다. 특히 저자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까지 가감 없이 인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자기 계발서 수준을 넘어선다. 저자는 ‘인간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사회에 팽배한 통념이다. 하지만 완전히 잘못된 통념이다’라고 말하며, 인간이 변하지 못한다면 그 자신도 지금 라이프 코치가 아니라 ‘아직도 무일푼일 것이고 필로폰 중독자로 허덕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사람은 변한다. 누구나 변할 수 있다. 당신도 변할 수 있다. 이 책을 믿고 그대로 해보라.”


30세가 되기 전까지 일 년에 10권의 책도 읽지 않았던 내가 1년 평균 200권 이상의 책을 읽는 독서가로 변했기에 ‘사람은 변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얼마나 헛소리인 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또한 잘 알고 있다. 그 변화의 목적지가 ‘최고의 자아’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변화의 확률을 올려주는 비법은 존재한다. 바뀌기를 원한다면 무조건 적어봐야 한다. 그리고 <베스트 셀프>는 이 점을 매우 정확히 알고 있다. <베스트 셀프>는 최고의 자아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개념들을 다양한 사례와 지식으로 설득을 할 뿐만 아니라 독자가 실제 최고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이끌어 준다. 강주헌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빌리자면 


“이 책은 멋진 삶을 위한 조언과 명령으로만 꾸며져 있지 않다. 무척 실용적인 책이며 워크북에 가깝다. 달리 말하며, 독자에게 자기 점검과 연습을 강요한다.”


<베스트 셀프>의 진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냥 읽기만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책에서 이끄는 대로 솔직하게 적어보고 그려봐야 한다.


<베스트 셀프>는 크게 2가지 영역을 적게 만든다. 첫 번째는 솔직한 자기 평가이다. <베스트 셀프> 저자는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매우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그런데 이 책의 훌륭한 점은 무책임하고 거칠게 독자에게 접근하지 않는 데에 있다. 실제 코치처럼 섬세하고 지능적으로 접근한다. 


예를 들어 자신을 두려움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유발하는 ‘반자아’를 발견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사례와 관련 지식을 통해 ‘반자아’를 우리가 정확히 인지하면 무엇이 좋은지를 설득한 후 우리가 자신의 성격에서 결함이라고 생각되는 특성을 쓰도록 권유한다.



코치 경험상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상의 결함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했을 것을 안 저자는 다음과 같이 우리를 이끈다. 먼저 다음처럼 결함적 성격 특성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질문을 보여준다.



또한 정확한 묘사를 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반자아적 성격 특성들을 나열해 준다.



그리고 난 후 반자아의 특성을 묘사하게 한다.



<베스트 셀프>는 최고의 자아와 반자아의 경우는 서술에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림’을 그리도록 한다. 역시 그냥 그리라고 하지 않는다. 도움될 만한 질문을 던져 주고 묘사하게 한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 수잔의 반자아의 실제 묘사>


물론 <베스트 셀프>는 이렇게 빈칸이 많은 책은 절대 아니다. 전체 400페이지 중에 실제 적는 페이지는 30~40페이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30~40페이지를 성실하게 적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베스트 셀프>가 적게 하는 두 번째 영역은 ‘실천 목록’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자 그렇다면 이렇게 <베스트 셀프>에서 적게 하는 행위가 ‘변화’에 어떤 영향력을 줄 수 있을까? 


첫 번째, 메타인지가 높을수록 실제 변화에 성공할 확률이 크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객관화’라고 말할 수 있다. 변화의 시작점이 어디인지 그리고 어떤 상태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을수록 성공적 변화에 유리하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 하에 비만자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었다. 비만자들에게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자신이 먹은 것을 빠짐없이 기록해 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6개월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음식 일기를 적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배나 더 많은 체중을 뺀 것이다. 연구진이 요구한 것은 기록 이외에 아무것도 없었음에도 말이다.


예상했겠지만 음식 일기를 기록한 비만자들은 기록을 적으면서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게 됐다. 아침과 점심 사이에 식사에 버금가는 간식을 먹고 일주일 내내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높은 메타인지는 실제 행동을 추동한다.


두 번째, 실천 목록을 구체적으로 쓸수록 그 행동을 실제 할 확률이 커진다. 이를 행동 계기의 법칙이라고 한다. 


스코틀랜드 한 병원에서 고관절 환자들을 놓고 한 가지 실험을 했다. 한 그룹은 그냥 재활을 하게 했고 다른 한 그룹은 재활을 위해 해야 할 실천목록들을 스스로 매일 쓰게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실천목록을 쓴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3배나 일찍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휠체어를 타고 내렸고 혼자 신발을 신고 세탁을 하며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더 빨랐다. 


변하고 싶다면 단순한 깨달음이나 굳건한 다짐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으로 실천 목록들을 적어야 한다.


세 번째, 기억이 잘 날수록 변화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다. 당연하다. 내가 다짐했던 내용, 실천 목록들이 내 기억 속에 확고히 자리 잡혀 있다면 무기력과 안 하려는 의지를 물리칠 확률이 높다. 


기억을 어떻게 하면 오래 가게 할 수 있을까? 아웃풋식으로 암기하면 된다. 듣고 읽기의 인풋식은 기억이 금방 휘발된다. 어렵더라도 쓰고 토론할 때 오래간다. 그런데 쓰는 내용이 자기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면 기억의 힘은 증폭이 된다. 이를 ‘자기 참조 효과’라고 한다. 결국 <베스트 셀프>는 자기 자신의 내용을 실제로 적게 함으로써 머리에서 최대한 떠나지 않도록 한다. 


기억하고 있다면 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베스트 셀프>는 친절하게 리딩을 할 뿐 결국 책에 쓰는 것들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책의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성장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자아와 가치관과 실천 목록들은 모두 자기 스스로 쓴 것들이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은 자기 주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동기부여의 왕이 무엇인지 아는가? 자율성이다. 자율성이 담보된다면 변화의 추진력은 저하되지 않는다.


너 자신이 되라, 오로지 더 나은 쪽으로


<베스트 셀프>의 부제이다. 부디 많은 분들이 <베스트 셀프>를 통해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자아로 성장하는 행운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변화하고자 하는 모두에게 <베스트 셀프>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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