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마음이 지옥 같았을까? 몇 가지만 떠올려 보면....
절망 : 사업이 실패하고 빚만 남았을 때. 당시 와이프는 둘째 임신 중이었다.
분노 : 17년 절친 후배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무기력 : 출간한 책이 연속 3번 실패하여 스스로의 능력에 깊은 의구심이 들었을 때
슬픔 : 20년 절친이 불의의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을 때. 친구는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두려움 : 4살 둘째가 장폐색과 폐렴이 동시에 걸려 입원했을 때. 먹는 즉시 모든 것을 토했다.
중독 : 게임에서 벗어나려나 했으나 어느새 다시 게임을 하고 있는 자신을 봤을 때. 20대 방황의 주범.
물론 마음이 힘들고 아픈 순간은 앞서 언급한 큰 이벤트가 아니어도 삶의 동반자처럼 항상 쫓아다닌다.
나쁜 상사 밑에서 일을 할 때
사랑하는 사람이 날 이해해주지 못할 때
공부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매우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둘 때
할 일은 많은데 납기는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친한 친구와 싸웠을 때
주변에서 날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았을 때
노력은 많이 한 것 같은데 원하는 결과가 계속 나오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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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보니 이런 마음의 지옥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구나 지옥 같은 마음을 경험했을 것이며 언제든 마음이 아프고 힘들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마음들을 극복하고자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서른 살 이후로 나는 매년 약 200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 20대까지는 책은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책이 좋아졌다. 이유는 지적인 희열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책이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힘든 인생 살아가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특히 독서 생활을 하면서 흥미로웠던 사실은 내가 미쳐 생각하지 않았던 분야까지 책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아픈 마음의 문제까지 말이다. 그것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지금 소개할 책 <작은 것의 힘>(부제: 사소한 행동의 심리학)은 마음의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고 수준의 대중서적이다.
<작은 것의 힘>의 두 저자는 심리학자이면서 동시에 상담 및 심리 코칭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특히 저자인 아이슬링 레너드 커틴은 교차 검증(peer reviewed)을 받은 전 세계 100명 미만의 ACT(심리 수용전념치료) 코치 중 한 명에 속한다.
<작은 것의 힘>은 저자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해 과학적인 근거(심리학자)를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고(상담 경험)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실용성(코치)을 극대화한 책이다.
<작은 것의 힘>을 읽으면서 마음에 위안이 되었던 것은 우리의 삶을 짓누를 정도로 강한 힘이 있는 아프고 힘든 마음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에 상응하는 크고 거창한 일을 해야 하거나 큰 비용이 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책의 부제(사소한 행동의 심리학)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소한 행동을 통해 삶을 개선시킬 수 있다.
<작은 것의 힘>은 우리의 힘들고 아픈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전략들을 알려주고 있는 데 그 모든 전략은 결과적으로 ‘심리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살다 보면 안 좋은 감정 속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치 않는 감정에 빠졌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다. 이를 심리적 유연성이라고 한다. ‘성숙한 방어기제’, ‘회복탄력성’ 등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작은 것의 힘>에서 ‘심리적 유연성’을 향상하기 위해 소개된 수많은 전략 중 몇 가지이다.
1. 5분 탈출
감정에 매몰된 상태에서 잠깐이라도 내가 어떤 감정 속에 있는지를 ‘인식’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분노라는 안 좋은 감정이 일어났을 때 5분 동안 내가 어떠한 감정(분노)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2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내 현재의 감정을 자각하기 위해서 나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위보다 분석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더 활성화된다. 그 자체만으로도 감정의 수위가 낮춰진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더 현명한 해결책을 생각해 낼 수 있다. 분노로 인해 상대방에게 욕, 폭력, 보복, 상처 주는 말보다는 관계에서 자신에게 장기적으로 더 큰 이득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5분 탈출 전략은 상황마다 개인마다 모두 다르다. 책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이 5분 탈출법을 제대로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2. 전진 모드와 회피 모드
원치 않는 감정은 우리가 ‘무조건 전진 모드’이거나 ‘현실 회피 모드’ 일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작은 것의 힘>은 얘기한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각 모드일 때 자신이 하는 행동 3가지씩 차분히 적어보자. 의식하지 못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예기치 못한 해결책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회피 동기 vs 지향 동기
우리가 어떤 행동을 했다면 그 뒤에는 숨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동기라고 한다. 그리고 동기에는 원치 않는 결과를 피하기 위한 ‘회피 동기’와 원하는 결과를 적극적으로 얻기 위한 ‘지향 동기’가 있다. 지향 동기에 의한 행동일수록 더 좋은 감정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목표를 달성할 확률도 올라간다. 그리고 <작은 것의 힘>은 자신의 지향동기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4. D. O. T. S.
우리는 인생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주의 전환(Distraction), 손 떼기(Opting out), 사고 함정(Thinking), 자멸적 행동(Self-defeating Action) 전략을 쓴다고 <작은 것의 힘>은 말한다. D. O. T. S.는 단기적으로는 기분이 나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감정적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작은 것의 힘>는 D. O. T. S.의 각 행동들을 풍부한 예시를 통해서 설명한 후 독자 자신은 실제로 어떤 D. O. T. S.를 행동하고 있는지 적게 한다. 그렇게 현실을 인식하고 다음 3개의 질문을 통해 해결점을 찾도록 도와준다.
5. SEAT 그리드
<작은 것의 힘>는 원치 않는 감정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감정이 생겼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이다. 상황(Situation), 감정(Emotion), 회피행위(Away Move), 지향행위(Toward Move)를 통해 상황별 표를 만들어 보면 더 나은 삶을 위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6. 내면의 비평가 대응전략
우리의 감정을 힘들게 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다. <작은 것의 힘>에서는 ‘비교하는 곰’, ‘과잉보호 부모’, ‘아는 체하는 사람’, ‘열렬한 지지자’라는 내면화된 특성 4가지를 설명하고 자신을 바라보게 한 후 각각에 대한 대응전략들을 알려준다.
7. 가짜뉴스
가짜뉴스는 세상만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다. 나 스스로가 갖고 있는 ‘가짜뉴스’가 있다. <작은 것의 힘>는 나 스스로 간직하고 있는 가짜 뉴스를 찾고 이를 극복하도록 도와준다.
다른 사소하지만 훌륭한 전략들은 <작은 것의 힘>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현재 마음이 아프고 힘든 사람
무기력과 번아웃을 극복하고 싶은 사람
앞으로 닥칠 여러 상황에서 성숙한 심리적 유연성을 갖고 싶은 사람
마음에 관해 가족과 지인들에게 실용성 있는 조언을 해주고 싶은 사람
건강한 마음으로 삶의 목표를 이루어 성장하고 싶은 사람
이런 책은 안 읽으면 손해이다.
이 모든 분들에게 <작은 것의 힘>(부제 : 사소한 행동의 심리학)을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