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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수씨 sans souci Jun 22. 2019

스물일곱 오월의 대만, 타이동

두 번째 이야기. 동행 

2019-05-25 (Taiwan, Taitung) 

스물일곱 오월의 대만, 타이동

두 번째 이야기. 동행 







여는 글.


어느날, 회사에 도착한 '엽서 하나' 

우체부 아저씨가 삐뚤삐뚤한 주소와 내 한글이름을 용케 알아보셨나보다. 

직접 쓴 편지는 언제나 설레지만, 먼 거리에서 온 경우 그 설렘은 배가 된다. 


봉투를 조심스럽게 뜯어보니,

대만에서 함께 여행했던 인연으로부터 인화한 사진 하나와 편지 한통이 있었다. 

하루 종일 나의 하루를 미소짓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마치 나에게 5월의 시간이 차츰 옅어지고 있음을 알기라도 한 것 처럼, 타이밍이 무척이나 좋았다. 

이 엽서로인해 나는 다시 그 때의 시간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 첫 번째 동행 >

#1. 타이베이에서 이직준비 중 대만을 일주하는 동행자와의 만남


타이동에 있는 5일동안 한국인은 단 한명도 마주치지 못했다.

대부분 서양인, 일반인 혹은 대만 국내 관광객이었다.

그래서일까. 한국에서. 여자아이 혼자. 이곳 타이동을 찾았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 나는 이곳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숙소에 도착한 첫 날, 라오반(호스트)의 안내를 받아 배정받은 방 안에 들어가니

엄청 볼이 발그레한 귀여운 여자아이가 있었고, 함께 인사를 나눴다. 

알고보니 같은 또래였던 우리.


나의 여행스타일은 시간/일자별로 빼곡한 계획 없이, 

방문하는 도시에서 다녀올 곳의 장소만 마음에 담아두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그 친구도 그랬다. 대화하다보니 우리는 참 많이 닮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라는 것.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함께 걷고, 함께 할  이유는 그것 만으로 충분했다. 


 





- 우회하더라도 즐거워 


우리는 첫 날, 타이동 시내와 바닷가 부근을 여행하고, 다음날, 타이동 근교 츠샹여행을 다녀왔다. 


엉뚱한 매력을 가진 이 친구와 별에 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다. 츠샹에서 타이동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반대로 탄 것이다. 문제는 그 기차안에서 그대로 둘다 피곤함에 곯아떨어졌고, 눈을 떴을 때, 우리는 화롄에 다다르고 있었다. 얼마나 황당하고 웃겼는지, 둘다 화가 나기보단, 



" 어차피 밤에 계획도 없었는데 뭘! "

" 너 정말 대만사람맞아!? ㅋㅋㅋ 재미있는 추억 하나 더 늘었다. " 


그렇게 3시간을 우회해서 타이동으로 즐거운 기차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기차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지나 벌금을 물게 된다.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주의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험담)  







- 음료수로 짠, 간베이 干杯 


화롄 인근에서 무사히 타이동에 도착한 밤.

늦은 시간이기도 했고, 갑자기 내린 비로 우리는 피곤한 상태였다. 

모둠 꼬치와 따뜻한 국물이 있는 야식을 잔뜩 시켜, 사과 음료수로 오늘도 수고했다며 짠~ 건배를 한다. 


함께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미래에 대한 깊은 대화도 나누었다.

뭐랄까. 한국에 있는 나의 지인들은 나의 과거부터 서로 알고 있지만, 

롯이 현재 그 순간의 내 모습을 좋아해주고, 귀 기울여 주는 것 같아 특별하게 느껴졌다.  


친구의 이직에 대한 미래 고민, 나의 미래고민.

국적은 다르지만,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이 여행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나의 생각을 말해본다.


다음에 만났을 때, 또 한잔 하는거야, 잘 지내! 간베이! 

 






스물일곱 오월의 대만, 타이동

두 번재 이야기. 동행 


Written by. 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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