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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수씨 sans souci Jul 06. 2019

나는 왜 여행을 하는가.

낯선 타지에서 반겨주던 사람들과 함께 써내려가는 이야기. 

1. Prologue

  - 나는 왜 여행을 하는가. 

대학교 3학년때였다. 동생과 함께 처음으로 한국땅을 벗어나 대만을 여행했던 그 때의 설렘은 아직도 생생하다. 뭐랄까. 내 인생에서 가장 신선한 경험이었다. 온통 한자로 뒤덮힌 간판, 주머니 가득 익숙지 않은 동전의 무게감, 오토바이 전용 차선까지 있는 친절한 도로, 공기의 냄새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그 모든 것들이 내가 살던 세상과 달랐다. 






그 사소한 발견, 모든 것들이 좋았다. 늘 반복될 것 같던 나의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발길 닿은 타지의 삶에, 만났던 타인의 삶에 귀기울여 보는 시간. 그 시간을 위해 나는 여행을 했다. 


이후 나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곳을 다녀보았다. 호기심 가득했고,  추진력 충만했고, 뚜벅뚜벅 많이 걸었던 나의 20대 중반. 종종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인생은 왜이렇게 짧은걸까! 언제 다가보지? 구글맵 여기저기 다음에 가고 싶은 곳에 붙여둔 스티커를 볼때마다 욕심쟁이마냥 한탄한 적도 있었다. 







요즘 줄곳 나는 나에게 다시 물어본다. 

- 나는 왜 여행을 하지? 

-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뭐지?"

정말 나는 여전히 많은 곳을 다녀보고 싶었던 걸까? 단순히 호기심때문에? 그건 아니다. 






대만, 타이중 / 샤오롱 그리고 그의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 자전거 여행


마냥 다니기만 했던 시간을 지나,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니 나의 여행을 한번 돌아보았다.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내가 다녔던 여행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나는 타지에서 만났던 '사람들' 과 늘 함께였다. 모나지 않은 성격탓일까.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직업 때문일까. 운이 좋았던 것일까. 여행을 할때마다 그곳의 사람들과 쉽게 친해졌고, 친구가 되었다. 







중국, 사천성 그리고 운남성 / 여행 그리고 봉사활동 하면서 만나던 사람들과 보낸 시간

"다음엔 화롄에서 만나는거야." 

"영은아, 우리집에 밥먹으러 또 언제와?"


폴란드에서는 미할리나와, 중국에서는 욜란다와, 인도네시아에서는 푸티와, 

일본에서는 유미와, 대만에서는 샤오룡과. 


헤어지기 전 막연하고, 기약없지만, 따뜻했던 약속을 하고, 나를 기억하고, 기다려주는 에 감동하고, 

낯선 타지에서 나를 반겨주던 사람들과의 추억내가 떠났던 여행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폴란드, 체스토호바 / 미할리나의 고향집에서 가족들과 보낸 2018년 새해


이렇다보니, 한국사람들은 전혀 가지 않는 현지인의 맛집, 비밀 장소를 가보기도 하고, 그들의 친구/가족을 만나기도 하고, 한국에서 재회하는 등 독특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내가 여행하는 이유는 타지 사람들과 함께 그 이야기를 이어가고, 다시 써내려가기 위해서다. 

나는 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하는 것은 아닐까. 


다음엔 또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게 될까. 

벌써부터 설레어 온다. :)  






나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낯선 타지에서 반겨주던 사람들과 함께 써내려가는 이야기. 

Written by. 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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