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빠진 늙은 수컷은 아직도 벌레잡는 꿈을 꾼다

by 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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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의 둥지에 4마리 달새가 살 때,

수컷은 분주하게 먹이를 물어 날랐는데

두마리 새끼가 날아가니 둥지가 허전하다.


사냥감을 달라는 새끼도 없는데

이제는 늙어, 깃털 빠진 수컷은 아직도 벌레잡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늙은 수컷은 힘이 넘친다
둥지에서 울려 퍼지는 환호성에 꿈속의 수컷은 의기양양하다.


서산에 해 지고 날은 저무는데
지난 밤 꿈속의 환청을 들으며 수컷은 먼 하늘을 바라본다
오랜 동안 길들여진 습관의 흔적이 구름에 흘러간다

목숨걸고 살아온 삶의 흔적이 무심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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