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하고 외톨이였지만 구걸하지 않았던
난 如如하다.
如如... 항상 비루하고 외톨이였지만 구걸하지 않았던 내 인생의 모습.
그리하여 내 필명으로 정한 것
소나무처럼 항상 푸르름을 고집하고..
세월이 흘러도 철들지 않고..
배워도 세뇌되지 않고..
걸어도 나아가지 않고..
모자라도 채우지 않고
절박해도 서둘지 않고
아파도 소리 내지 않고..
나는 사춘기에 이미 알만한 것은 웬만큼 깨우쳤고 그 깨우침은 발전하지 않고 그대로였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은 사춘기에 깨달은 정도로 충분했던 듯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인생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들은 나보다 높은 수준의 윤리. 도덕의식이 있다. 나는 가끔 아이들 앞에서 얼굴 붉어질 때가 많다. 나의 윤리. 도덕 수준과 가치관은 사춘기 이후 발전하지 않았다. 인생을 살면서 먹고사는 기술만 읽혔다. 나의 성격, 가치관, 삶에 대한 태도, 윤리의식 등은 사춘기적 그대로이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변하는 것은 백발이 되어가는 내 모습뿐.
철들고
나아지려 애쓰지 않고
태어날 때 그대로...
비루하고
부족하고
미련한 그대로
항상 홀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내 인생.
그리하여 내 인생은 如如했다
그래서 속세의 시각에서 바라본 나의 삶은 보잘것없었다.
하지만
변덕스럽다.
그것도 엄청 변화를 추구한다.
내가
여여한 것과
변덕스러운 것은
그 대상이 다르다.
여여한 대상은 이성적 관념과 가치의 세계에서이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비굴하지 않으며
당당하며
굽히지 않는다.
힘센 존재 앞에서도...
내 목줄을 쥐고 있는 권력자 앞에서도..
나의 이성적 판단이 수반되는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입에 맞는 음식
귀에 즐거운 소리
내 몸을 안락하게 하는 방법
내 눈을 즐겁게 하는 풍경.
오감에 관련된 쾌락은 다양성을 추구한다.
된장찌개를 좋아하다 양식을 먹는다고..
여름에 벗고 다니다 겨울에 털옷을 입는다고..
테니스를 즐기다 골프에 미친다고..
변덕스럽다 말한다면.. 나는 그렇다.
변덕스러움은 보통 바람직하지 않은 덕목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변덕스러움의 대상에 따라 구분되어야 한다
사회 정의나 가치관에..
영향 끼치지 않는 변덕은 남이야 그러건 말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일편단심은 상대의 영혼에 대한 변치 않는 마음이지, 상대가 이룬 입신양명의 결과나 내가 얻을 기대이익에 대한 嗜好는 아니다.
여여할지언정 인생은 수묵화가 아니다.
검정 색을 좋아한다고 목탄으로 데상만 하는 게 일편단심이랴
여여하되, 화폭에 울긋불긋 다양하고 많은 색칠 하며 변덕스럽게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