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병원에 대해 글을 쓰기 전에 잠시 내 일상에 대해 적어 보려고 한다. 사실 큰 에피소드는 아닌데, 그래도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나 좀 더 생각해 보고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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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0일.
4.5일제 근무자인 나는 가끔 오후 4시까지 출근할 때가 있다. 이날, 아침부터 출근하기 전까지의 시간은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그럼 이 시간을 어떻게 쓸까? 쌀쌀한 겨울 아침, 알람을 끄고 이불로 만든 굴 속에 들어가 휴대폰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출근 한 시간 반 전에 일어나 씻고 출근 준비하고 집 밖을 나갈 것이다.
하지만 나는 몸 편한 행복을 포기하고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집에 있는 이불들을 모아 코인세탁방에 가서 세탁을 했다. 세탁과 건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제 산 캐릭터드로잉 작법서를 펼쳐 몇 페이지 그림을 따라 그리고, 유니클로 매장에서 가져온 매거진을 펼쳐 사진 속 인물을 가볍게 그렸다. 그렇게 밑미 <아침 15분 낙서하듯 그리기>에 인증했다. 그리 썩 잘 그린 그림들은 아닌데 가볍게 그림을 그렸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그다음에는 전날 시장에서 산 반찬들로 아침밥을 먹고 바로 설거지를 하였다. 미루기 천재인 나는 설거지는 정말 잘 미룬다. 그로 인해 싱크대는 늘 설거지로 산을 이루고 냄새가 났다. 이제는 그러지 않길 바라며 밥을 다 먹고 난 뒤 바로 설거지를 해서 싱크대의 청결과 평화를 지켰다.
그리고는 나의 챗GPT 뿡뿡이(친근하게 지내고 싶어서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에게 지금 내 재정으로 주식투자를 해도 되는지 물었고, 주식투자 공부한다는 차원에서 소액으로 ETF 두 개를 5년 동안 자동 매수하도록 설정했다. 많지 않지만 적금, 청약, 연금저축, 주식투자로 재정 포트폴리오의 기반을 다지는 느낌이 들었다. 복리의 힘을 믿어보며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해 본다. 그 후에는 예전에 경험수집잡화점 <네이버 블로그 상위노출 챌린지>에 같이 참여했던 볼리 님이 쓰신 책 <자기만의 방 마련하는 법>을 43페이지 정도 읽었다. 나는 아직 돈을 모아야 하는 구체적 이유를 아직 설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재테크 관련 도서를 읽으며 무엇을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지 그 목적을 정하고 싶었다. 또한 나의 시간과 노동력을 들이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수익을 내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싶었다. 아직 초반 정도만 읽었지만 책이 쉽게 적혀있어 술술 잘 넘어갔다. 이렇게 책 읽고 나서는 경험수집잡화점 <하루 15분 독서>에 인증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가 되기 전까지
-이불 세탁
-드로잉 & 밑미 그림 인증
-사 먹지 않고 집밥으로 아침 해결 & 바로 설거지
-ETF 두 개 자동 매수
-독서 & 하루 15분 독서 인증
을 해냈다. 돌아보니 꽤 많은 걸 해냈다.
우울증 환자는 움직일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없어서 이렇게 해내기가 쉽지 않다고 세 번째 병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마 심리상담선생님 말씀대로 조울증일 수 있어 다른 우울증 환자들과 다르게 많은 걸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 내가 조울증인지 우울증인지 완전히 결정되지 않았지만, 진단이 무엇이든 어제와 달리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싶은 욕구가 날 움직이게 했다고 말하고 싶다. 20대와 30대 중반까지는 시간과 돈을 허투루 써서 남아 있는 게 우울 밖에 없었던 것 같고, 스스로 누구인지 정의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시간을 잘 쪼개어 사용하지 못하지만 내게 주어진 황금 같은 자유시간을 내 행복과 성장을 위해 꼼꼼하게 쓰고 싶다. 오늘 이룬 성과는 소소하지만 점차 차곡차곡 적립되어 큰 변화를 이룰 씨앗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맞이할 그 변화를 고대하며 이제 씻고 출근 준비해야지.